서울 아파트 시장 내 강남과 강북지역 간 아파트값 변동세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시행 이후 강남에선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가 약세가 도드라졌다. 반면 강북에선 준공 ‘10년 미만’의 준신축 몸값 강세가 포착됐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통계 분석 결과 토허제 재시행 이후(3월 24일~4월 7일 누적 기준) 서울 강남지역에선 ‘준공 20년 초과’ 단지가 0.68% 올라 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준공 5년 이하’ 아파트는 –0.68%를 기록해 모든 준공 연령대 아파트 가운데 유일하게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런 경향은 서울 강남 3구로 좁혀보면 재건축을 앞둔 구축 단지 강세가 더욱 명확했다.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 기준으로 ‘준공 20년 초과’ 단지 몸값은 1.11% 치솟았다. 토허제 재시행 직후인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0.37% 오른 데 이어 3월 31일 0.27%, 4월 7일 0.47% 등 매주 상승했다. 하지만 동남권 내 ‘준공 5년 이하’ 단지는 –1.29% 내렸다. 특히 4월 첫째 주(7일 기준) -1.53%로 낙폭이 가장 컸다.
강북지역은 강남권과 정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강북지역 전체 기준으로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연령별 아파트는 ‘준공 5년 초과~10년 이하’로 0.42% 상승했다. 반면 ‘준공 20년 초과’는 0.18% 상승에 그쳤다. 또 ‘준공 15년 초과~20년 미만’ 단지 역시 0.10% 올라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보다 적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초에도 강남에선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을 앞둔 구축 단지의 강세가 이어진 바 있다. 하지만 강남 3구에서 토허제가 재시행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투자 목적의 재건축 단지 매수세가 줄어 아파트값 상승도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럼에도 토허제 시행 이후에도 강남에선 여전히 구축 단지의 몸값 상승세가 훨씬 가파른 것이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에선 구축 단지의 초고가 거래도 계속되고 있다. 토허제 구역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4단지’ 전용면적 208㎡는 3일 85억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 단지는 1978년 지어져 올해 48년 차를 맞은 노후단지다. 같은 평형은 1월 10일 77억 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달 27일 82억 원에 팔렸고, 이후 일주일 만에 85억 원에 거래됐다. 3달 만에 8억 원이나 오른 셈이다. 또 1984년 건설된 강남구 개포동‘ 현대1차’ 전용 177㎡ 역시 직전 거래가격보다 3억5000만 원 오른 39억 원에 신고가 거래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반면 강북지역에선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에도 신축 몸값은 오름세를 보였다. 강북구 수유동 ‘수유벽산1차’ 전용 84㎡는 4일 7억 원에 손바뀜됐다. 이는 3월 14일 실거래가보다 5000만 원 올랐다. 또 분양권 시장에선 중랑구 ‘리버센 SK뷰롯데캐슬’ 전용 84㎡ 분양권이 지난 5일 11억2290만 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평형은 2월까지 10억 원 후반에 거래됐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는 강북보다 사업성이 더 좋아 투자 가치가 더 크고, 실거주를 감수할 만하지만 강북은 그렇지 않으므로 강남의 구축 몸값 강세가 지속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강남지역에선 구축 강세 추세가 바뀌긴 어렵다. 강북의 재건축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므로 신축 선호가 커지고, 강남에선 구축 단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