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車관세 궤도 수정하나…부품 관세 유예 시사 [트럼프 관세 엇갈리는 행보]

車 부품 관세 발효 앞두고 “수정 검토”
美 공장 있어도 '핵심 부품'은 수입 중
트럼프 “어느 정도 유연성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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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 관세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14일,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에서 멕시코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파이 차트가 제시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에 대해 궤도를 수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정상회담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자동차기업들을 위해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해온 차 부품이 이제 미국 생산으로 전환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이달 3일부터 수입 완성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 중이다. 나아가 같은 비율의 관세를 엔진과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부품에도 적용한다. 발효 시점은 수입차보다 한 달 늦은 내달 3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 부품 관세 유예를 시사한 배경에는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결사적인 정책 전환 요청이 있다. 블룸버그는 “부품 수입 때 부과되는 비싼 관세가 자동차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이에 제너럴모터스(GM)와 테슬라 등이 관세 면제를 위해 전사적 로비를 펼쳐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자동차기업 대부분이 멕시코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수입에서 멕시코가 차지하는 비율(금액 기준)은 40%다. 여기에 캐나다를 포함하면 50%에 달한다.

미국에 생산설비를 둔 일본 자동차업체 역시 멕시코산 부품 비중이 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닛산과 마쓰다의 미국 공장에서 멕시코산 부품 비율이 20% 수준”이라며 “GM과 테슬라 등 미국차는 물론, 닛산과 마쓰다 등 일본 업체들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맞춰 멕시코산 부품 비중을 확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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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수입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4월 말, 관세 적용 및 USMCA 협정 조건에 따른 면제 사항이 표 형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또 트럼프 행정부가 차 부품 관세 유예 또는 재점검을 검토하는 배경 중 하나는 부품공장을 미국으로 가져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 기준으로 완성차 1대에 3만 개가 넘는 부품이 필요하다. 부품 가공과 최종 조립이 하나의 국가에 몰려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값싼 부품일수록 더 싼 노동력을 찾아 다른 국가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자동차와 차 부품 관세 정책에 있어서 USMCA의 무관세 조건을 충족하면, 나아가 미국산 소재나 부품 사용 비율이 높으면 관세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어느 정도 (관세) 유연성은 필요하다. 누구든 엄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자동차기업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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