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6e' 신흥 시장서 흥행 지속
샤오미 등 중국 기업 성장세 탄탄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애플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애플이 1분기에 이례적으로 출시했던 보급형 모델이 시장에서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상가상으로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도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8%의 점유율로, 애플(1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1분기 기준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도 16%의 점유율로, 애플(23%)에 밀린 바 있다.
일반적으로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 시리즈’ 출시 효과로 매년 1분기 시장 선두에 오른다. 삼성전자는 올해 역시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갤럭시 S25 시리즈를 선보였다. 다만 올해는 애플도 2월에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 16e’를 출시하면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애플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판매가 정체되거나 감소했지만 일본, 인도, 중동 및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비전통적 분기에 아이폰 16e를 출시하고, 신흥 시장에서 지속적인 확장에 힘입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비해 출하량도 선제적으로 대폭 늘리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분기 애플은 5790만 대의 아이폰을 출하했다. 이는 전년 동기 출하량 5260만 대 대비 10% 늘어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는 1분기 6060만 대를 출하하며 전년 대비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국 기업들의 추격도 거세다.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샤오미가 1분기 14%의 시장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샤오미의 1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2023년 12%에서 이듬해 13%, 올해 14%로 연속 성장 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21%, 20%, 18% 등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샤오미에 관해 "신규 시장 진출뿐 아니라 중국 내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으며,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짚었다. 샤오미는 국내 시장에서의 행보도 공격적이다. 샤오미는 1월에 한국 지사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에는 플래그십 신제품 ‘샤오미 15 울트라’를 공식 출시했으며, 상반기 중 서울에 오프라인 매장도 열 계획이다. 샤오미 외에도 비보(8%)와 오포(8%) 역시 지난해에 이어 탄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공지능(AI) 기술 강화와 더불어 신규 폼팩터 확장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 슬림형 모델인 ‘갤럭시 S25 엣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하반기 애플이 ‘아이폰 슬림’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초슬림 시장을 선점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갤럭시 엣지는 울트라와 플러스 모델 사이로 포지셔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