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사태' 후 최악 붕괴
러그풀·해킹 등 의혹 커지자
만트라측 "무리한 청산 원인"
초기대응 실패하며 신뢰하락
단기 RWA 섹터 영향 불가피
가상자산의 하나인 만트라(OM) 코인이 90% 넘게 폭락하면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코인 개발자의 투자회수 사기(시세 조정) 행위를 뜻하는 ‘러그풀’이나 해킹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만트라가 수백 억 원대로 거래돼 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만트라 코인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0.821달러, 코인원 기준 1144원에 거래되고 있다. 만트라는 전날 새벽 1시께 6.1325달러에 거래됐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하락하기 시작해 새벽 5시께 0.4325달러까지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50억 달러(한화 7조 원) 이상 증발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러그풀 혹은 해킹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단기간에 90% 넘는 시가총액이 날아가면서, 2022년 99% 폭락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던 테라·루나 사태를 연상시켰다. 만트라 측은 러그풀이나 해킹이 발생한 것은 아니며, 중앙화거래소(CEX)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대규모 청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존 멀린 만트라 CEO는 이날 오전 8시께 자신의 X를 통해 “CEX가 만트라 계좌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무모하게 강제 청산을 하면서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폭락의 시점과 심각성을 고려하면 충분한 경고나 예고 없이 매우 갑작스럽게 계좌 포지션이 폐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그풀 의혹에 대해서도 “이번 혼란은 팀이나 투자자들의 토큰 매도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분석가는 “대규모 청산을 유발할 수 있는 자산 분포의 불균형을 데이터를 통해 사전에 파악하거나 추적할 수 없는 중앙화거래소의 불투명한 구조가 더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만트라가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었던 만큼 악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만트라는 올해 1월 두바이 소재 부동산 개발 기업 ‘DAMAC’과 10억 달러 규모의 자산 토큰화 계약을 체결하고, 2월에는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으로부터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 라이선스를 획득한 바 있다.
최승호 쟁글리서치 연구원은 “하루 전 거래소로 약 390만 개의 만트라 토큰이 입금된 것이 하락의 도화선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입금 주체가 팀인지 외부 투자자인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만트라 텔레그램 채널이 일시적으로 오프라인 상태가 되거나, 접근이 제한되는 점과 초기 대응이 늦어진 점이 커뮤니티의 불신을 증폭시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만트라 팀과 존 멀린 CEO는 급락이 시작된 지 5시간 만인 오전 6시에서야 첫 공식 메시지를 내는 등 초기 대응에 실패한 모습을 보였다. 최 연구원은 "만트라 팀이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손실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다른 유사 프로젝트들이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장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만트라는 국내 원화거래소 중 코인원에 상장돼 있어 국내 투자자 손실 또는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인원 내 만트라 거래대금은 12일 약 1000만 원 규모에서 약 9억5000만 원까지 늘어났다. 만트라는 지난해 12월 17일 상장 이후 코인원에서 약 720만 개, 종가 기준 370억 원 정도가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