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디ㆍ리본즈, 완전자본잠식 상태 빠져
수익성 개선ㆍ추가 투자 유치에 총력
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패션 플랫폼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패션 플랫폼 ‘브랜디’와 명품 플랫폼 ‘리본즈’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진입했다. 각사 감사보고서 기준 브랜디 운영사 뉴넥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306억 원, 리본즈의 자본총계는 -12억8000만 원이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면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향후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뜻이다. 뉴넥스와 리본즈의 외부감사를 진행한 회계법인 측은 모두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감사의견을 냈다.
‘발란 사태’ 이후 패션 플랫폼들의 유동성 위기가 나타나자 업체들은 건전한 재무 상태 등을 강조하고 있다. 투자 유치에도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패션 플랫폼의 성패 관건으로는 자본력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플랫폼 스타트업은 대개 수익성보다 성장이 우선이라 지속적인 투자 유치가 필수다.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은 발란이 법정관리에 돌입하자마자 전략적 투자 유치에 나섰다.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유의미한 지분 투자를 전제로 장기적 성장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시리즈 C단계 투자 유치를 본격화했다. 또, 거래액 대비 일정 수준의 수수료 및 광고 수익을 유지하며 마케팅 효율화로 손익 개선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는 “당장의 외형 확대보다는 운영 효율성과 재무 구조의 투명성을 우선해 왔다”며 “2026년 이후 새로운 성장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는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지난해 6월 시리즈E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다만, 조달 규모는 60억 원대에 그쳤고 기존 주주들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즈E를 통해 수혈한 자금 규모가 크지 않은 트렌비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 유치 계획은 없다. 이익 실현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에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트렌비 관계자는 “3월 2000만 원 규모의 첫 흑자를 달성했고, 4월에도 영업이익 흑자를 이룰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발란이나 ‘넥스트 유니콘’이었던 브랜디의 유동성 위기로 패션 플랫폼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의심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커머스처럼 대형업체 위주로 통폐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