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똘똘한 한 채"…'대장 아파트' 10년 새 3배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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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선도아파트 50지수 168% 상승…서울 평균 2.5배
"고가 주택 보유자도 더 유망한 곳 찾아…양극화 심화"

전국구 '대장 아파트' 가격이 10년 새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전국에서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컸던 서울 아파트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문재인 정부 시절 강화된 다주택자 규제로 주목도가 커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쏠림이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을 만나 더욱 심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2015년 3월 40.6에서 올해 3월 108.8로 168% 상승했다. 10년 동안 2.7배가량 오른 것으로 전국과 서울 아파트 오름폭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68.8에서 89.3으로 29.8%,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56.4에서 94로 66.7%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전국 아파트는 평균 1.3배, 서울은 1.7배 오른 값이다.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 중에서 시가총액(가구 수 X 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만든 지표다.

최상위권인 '톱 10'은 헬리오시티와 파크리오, 반포자이, 래미안원베일리, 은마, 압구정 신현대 등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아파트가 독차지하고 있다.

다른 단지도 대부분 강남 3구와 목동, 여의도, 마포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 지역 아파트다. 경기권에서는 과천이나 성남, 수원 영통구 등에 있는 단지가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지방 아파트는 포함돼 있지 않다.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곳들은 단지 규모가 크고 집값도 비싸다. 헬리오시티는 8109가구 규모고 파크리오와 잠실엘스, 리센츠도 5000가구가 넘는다. 반포자이와 래미안원베일리도 3000가구에 육박한다. 최상위 10개 아파트 중 2000가구를 밑도는 것은 1924가구인 압구정 신현대 뿐이다.

3.3㎡당 가격도 다른 단지들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래미안원베일리는 3.3㎡당 1억5427만 원이고 압구정 신현대는 1억4233만 원이다. 톱 10에 이름을 올린 다른 단지들도 대부분 7000만~900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5000만 원 수준인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도는 값이다.

대장 아파트의 상승률이 유독 가파른 것은 양도세·취득세 중과 등 다주택자 규제가 지속되는 한편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시장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다 보니 수요가 많아 집값이 덜 내리고 더 오르는 상급지, 대단지에 집중하는 경향이 더 굳어진 것이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3.5% 하락하고 서울 아파트는 1.5% 오르는 데 그친 가운데서도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22.4% 상승했다.

서울 시가총액 상위 아파트로 범위를 좁힐수록 오름폭은 더 크게 나타났다. 해당 기간 서울 시총 톱10 아파트는 29.2%를 기록했고 이어 톱20(27.7%), 톱30(25.1%) 순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강남 3구를 비롯한 인기·유망지역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예전보다 주택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고가 주택 보유자도 더 똘똘한 한 채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침체해 서울 외곽 지역은 하락하더라도 중심지는 가격을 유지하거나 내림 폭이 작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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