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보는 AI’ 코파일럿 진화에 집중
구글, ‘자비스 프로젝트’에 속도전
韓 기업, 빅테크 손잡고 에이전트 개발
기술·인프라 의존 심화…자립은 과제
글로벌 빅테크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단순 챗봇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지능형 AI가 새로운 산업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들도 한국형 AI 에이전트 개발에 나섰지만, 글로벌 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15일 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이 잇따라 AI 에이전트 관련 업데이트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오픈AI는 올해 '에이전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A-SWE)' 출시 계획하고 있다. 실제 엔지니어처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버그 수정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를 수행한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는 골드만삭스와의 인터뷰에서 "'A-SWE'는 단순히 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하기 싫어하는 업무도 처리한다"며 "이를 통해 당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력을 순식간에 늘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픈AI는 코딩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AI 모델 'GPT-4.1'와, 소형 모델 'GPT-4.1 미니', 'GPT-4.1 나노'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픈AI는 GPT-4.1가 코딩 성능 면에서 GPT-4o보다 21%, GPT-4.5보다 27% 향상됐다고 밝혔다. A-SWE와 GPT-4.1 등으로 개발자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서 "GPT-4.1은 코딩과 지시 수행, 긴 문맥 처리 등에서 매우 뛰어났다"며 "이처럼 벤치마크 결과도 좋지만, 우리는 실제 사용성에 집중했고 개발자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했다.
MS는 AI 에이전트 '코파일럿'의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MS는 코파일럿에 '비전' 카메라 기능을 추가했다. 카메라로 주변을 비추면 AI가 이를 관찰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사용자와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또한, MS는 코파일럿에 AI가 스스로 예약 및 구매 업무를 처리하는 '액션' 기능도 추가했다. 무스타파 슐레이만 MS AI 최고경영자(CEO)는 창사 50주년 행사에서 “이제 코파일럿은 사용자의 삶의 맥락에서 사용자를 이해하고 사용자의 조건에 따라 적시에 적절한 방식으로 나타난다”며 “이번 개편의 목적은 AI를 더욱 개인화해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AI 에이전트 '자비스(가칭)'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구글은 크롬 웹스토어에 '자비스'의 프로토타입을 일시적으로 공개했다가 삭제한 바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자비스가 웹상 업무 지원을 넘어 컴퓨터 제어 기능까지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빅테크 사이에서 'AI 에이전트' 열전이 벌어지는 이유는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는 전 세계 AI에이전트 시장이 지난해 51억 달러(약 7조3000억 원)에서 2030년 471억 달러(약 67조20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44.8%이다.
이에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도 'AI 에이전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퍼스널 AI 에이전트(PAA) '에이닷'과 '에스터'를 빠르게 선보이며 관련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후 LG유플러스도 양자암호기술을 활용해 보안 성능을 강화한 익시오를 내놨다. 이 밖에도 LG AI 연구원, 네이버 등도 AI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SKT는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기업과 협력해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전트로 에이닷을 키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손 잡고 익시오에 제미나이 및 버텍스AI를 적용했다. KT는 한국형 AI 에이전트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MS와 협력할 방침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그러면서 빅테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문제도 같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출시되는 AI 서비스들이 (기능과 형태 측면에서) 비슷한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이 사업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