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20주년 '무한도전'이 남긴 유산

원본보기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조세호, 광희, 전진, 길…. 방송 20주년을 맞은 MBC '무한도전'을 거쳐 간 멤버들이다. 2018년 종방 후 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무한도전'은 재방송이 이어지고 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여전히 한국 예능사의 독보적인 레전드로 평가받고 있다.

무한도전은 기존 예능의 틀을 깨고 새로운 포맷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예능의 지평을 넓혔다. 단순히 웃음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추격전, 가요제, 역사 특집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대중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김태호 PD의 실험적인 기획은 매회 신선함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실제로 프로그램의 성공에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진심 어린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도전과 열정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예능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시대 상황에 맞는 사회적 문제를 예능에서 다루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역사 특집이나 환경 문제를 다룬 에피소드는 단순한 오락에서 벗어나 대중문화가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무한상사' 특집에서는 직장 내 정리해고 문제를 다루며 이를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낸 바 있다. 정준하가 "해고의 날, 내일아 오지 마라"라고 외치는 장면은 단순한 웃음을 넘어 정리해고의 슬픔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러한 창의적인 접근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세대와 계층 간 공감대를 형성한 점도 무한도전이 오래도록 기억되는 이유다. 예를 들어 '선택 2014' 특집에서는 선거 과정을 재미있게 풀어내며 유권자들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알렸다. 이는 단순히 웃음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참여를 독려하는 데 기여했다.

'여드름 브레이크' 편에서는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을 다루며 도시 개발과 인간 소외라는 주제를 조명했고, '나비효과' 특집에서는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런 에피소드는 단순히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도 유효한 주제들이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점차 심화되는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 무한도전이 던진 메시지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프로그램은 종종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불평등 구조를 풍자했고, 이는 오늘날 계층 이동의 어려움과 부의 대물림 문제가 심화된 현실에서 더욱 큰 울림을 안긴다.

리얼 버라이어티 시대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도 여전히 무한도전을 추억하는 하나의 원인이다. 무한도전 전후의 예능사가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종영 이후 예능 트렌드는 관찰형 리얼리티로 변화했다. 이 때문에 무한도전처럼 대규모 기획과 도전을 담아내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또한 유튜브와 같이 개인화된 콘텐츠 소비의 증가로 인해 방송국 중심의 대형 예능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무한도전의 가치는 여전히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셈이다.

최근 무한도전 20주년을 기념해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쿠팡플레이는 다음 달 25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무한도전 런(Run) with 쿠팡플레이'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무한도전 멤버인 박명수, 정준하, 하하, 조세호, 광희, 전진이 참석해 팬들과 만난다. 이 행사는 11일 티켓 오픈 직후 2분 만에 전석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종방 7년이 넘도록 무한도전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무한도전이 남긴 유산은 단순히 웃음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던 점에서 여전히 빛난다. 이런 무한도전의 유산을 이어받아 '제2의 무한도전'이 예능계에 새롭게 나타날 그 날을 기대해 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