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문객 수 감소 두드러져
“두 달 만에 명성 무너져…미국 경제 끔찍한 타격”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청(ITA) 집계에서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총 해외 여행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이는 여행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2021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특히 유럽 방문객 수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ITA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1박 이상 체류한 서유럽 방문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 급감했다. 덴마크, 아이슬란드에서는 그 감소 폭이 30%를 넘어섰다. 독일, 노르웨이, 스페인,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국가에서의 여행객도 20% 이상 감소했다.
미국행 여행객 감소의 추세는 여러 지표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행 예약 사이트 오미오의 나렌 샴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미국행 예약 취소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고 영국, 독일, 프랑스 여행객의 취소율은 40%로 더 높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호텔 대기업 아코르의 세바스타앙 바쟁 CEO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 국경에서의 구금에 대한 보도가 미국 방문에 대한 나쁜 소문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아코르는 지난주 올여름 미국을 방문하는 유럽인의 예약이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에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 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방문객들은 미국 여행 및 관광 관련 상품과 서비스에 2530억 달러(약 361조 원) 이상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여행 지출액 1조 3000억 달러의 19%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여행 웹사이트 카약의 폴 잉글리시 공동 설립자는 “불과 두 달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명성을 무너뜨렸고, 이는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여행 감소로 단적으로 드러났다”며 “미국 경제에 또 하나의 끔찍한 타격일 뿐만 아니라 회복에 몇 세대가 걸릴 수도 있는 평판 손상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