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4파전 윤곽
AI기업 방문, 캠프 개소식…경쟁 본격화
李 '1강 구도'에 흥행 부진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4파전'으로 윤곽이 잡혔다. 일각에선 이재명 예비후보의 독주로 경선 흥행이 실패할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 예비후보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두관 전 의원 등 비이재명(비명·非明)계 주자가 도전하는 '4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은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의 유력 후보를 총력 지원하겠다"며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당초 대권 출마 의지를 드러냈던 김영록 전남도지사,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민주당은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 경선 룰을 12일 결정했다. 앞으로 충청권, 경상권, 호남권, 수도권 등 4개 권역에 걸쳐 순회 경선을 치르게 된다. 각 후보들도 이번 주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권 레이스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예비후보의 경우 첫 공식 일정으로 '성장경제' 행보를 택했다. 그는 14일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퓨리오사 AI'를 찾아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부와 기업의 협력 방안과 지원 정책을 논의하겠다고 이 예비후보 캠프 측은 밝혔다.
이날 출마 선언을 한 김경수 전 지사도 'AI 생태계 구축'과 관련한 일정을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들의 삶을 새롭게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캠프 개소식을 열고 자신의 공약인 '5대 경제 빅딜'(기회·지역·기후·돌봄·세금 및 재정) 실현을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경선 경쟁이 조금씩 무르익고 있지만 일각에선 '흥행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예비후보 '1강 구도'가 굳건하고, 비명계가 경선 룰에 반발해 보이콧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참여경선'은 당심(黨心)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당내 지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비명계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일부 비명계 주자들은 이번 경선 룰이 사실상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추대 경선'이라며 "들러리로 나서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도 자신의 대선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름다운 경선을 기대했지만 지금 진행되는 경선은 별 의미 없는 들러리 경선으로 가고 있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 제일 먼저 출마선언을 한 김두관 전 의원 측도 11일 논평을 내고 "경선의 당사자인 대권 후보들의 의견을 전혀 포용하지 못하는 민주당 친이(친이재명) 지도부가 어떻게 중도층과 국민을 포용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