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꼴찌' 마이크론發 지각변동 오나…삼성·SK하이닉스 '맹추격'

美 마이크론, HBM3E 12단 대량양산·글로벌 생산거점 확대

원본보기
▲마이크론 브랜드 로고 변천사 (자료출처=마이크론)

글로벌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 미국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D램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HBM이 D램 시장 점유율을 결정하는 핵심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에 HBM3E 12단 대량 양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D램시장에 ‘꼴찌’ 마이크론의 반란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엔비디아로부터 HBM3E(5세대) 12단 제품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GB300)’에 탑재할 제품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HBM3E 12단의 대량 양산을 시작했으며 용량과 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HBM3E 12단이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한 바 있다. 그러면서 “HBM3E 12단은 엔비디아의 GB300에 맞춰 설계됐다”며 “우리는 HBM에 대한 고객 인증에서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엔비디아에 HBM3E 12단 퀄 인증을 마쳤으며 실제 공급을 위한 ‘대량 양산’ 단계까지 접어들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로써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현재 시장 주류 제품인 HBM3E 12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한 두 번째 업체가 됐다. 현재 마이크론은 HBM 시장 점유율 최하위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2.5%, 삼성전자가 42.4%, 마이크론이 5.1%였다.

하지만 그간 SK하이닉스가 독점해왔던 엔비디아 HBM3E 12단 공급망에 진입함에 따라 마이크론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아직 해당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원본보기
▲제프 피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 부문 수석부사장이 18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HBM4 샘플을 축하합니다!"(Congrats on HBM4 Sample!)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이미 HBM을 포함한 전체 D램 점유율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HBM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34%)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36%)를 차지했다. 마이크론은 25%를 기록했다. 특히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D램 점유율 격차는 16.9%포인트(p)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9%p까지 좁혀졌다.

마이크론은 실적발표에서 올해 HBM 점유율을 20%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하며 캐파(생산능력) 확대 및 제조장비, 인재 수급에도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현재 대만 타이중 공장에서 HBM을 생산 중인 마이크론은 지난해 8월 인수한 대만 디스플레이 기업 AUO의 공장 2곳을 HBM 생산을 위한 D램 기지로 리모델링을 마친 뒤 올해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생산 거점에서 근무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소속의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 모시기에도 열성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증설이나 시설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르면 올해부터 HBM 점유율에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