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관세 불확실성은 장기화할 것”
미국, 이란 원유 수출 중단 경고…WTI 2.38%↑
한 주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여파로 롤러코스터를 탔던 뉴욕증시가 11일(현지시간) 강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9.05포인트(1.56%) 오른 4만0212.71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95.31포인트(1.81%) 뛴 5363.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37.146포인트(2.06%) 급등한 1만6724.4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주는 역사상 가장 변동성이 컸던 주간 중 하나라고 CNBC방송은 평가했다. 7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90일 상호관세 유예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가짜뉴스로 확인되면서 주요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가 다시 곤두박질쳤다. 9일에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90일 유예를 밝히면서 S&P500지수는 9.52% 폭등하기도 했다.
10일에는 미‧중 관세 신경전에 다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하락했다가 이날 관세 협상 낙관로에 반등했다.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번 주 초 50을 넘었다가 이날 오후 약 37로 떨어졌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5% 가까이 뛰었고 S&P500지수는 5.7%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도 7.3% 급등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145% 합계 관세율을 부과했고, 중국도 미국에 125% 관세로 맞받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중국이 재보복을 하더라도 관세를 더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다 중국도 “미국에 계속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해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미국이 관세로 숫자놀음을 계속해도 이제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신경전이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필요시 연준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 이날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수전 콜린스 미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이 필요하다면 “전적으로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통화정책은 이러한 (관세 불확실성) 위험을 최선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선 불확실성 장기화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대럴 크롱크 대표는 "우리는 글로벌 무역 체제 변화의 초기 단계"라며 "90일간의 상호 관세 유예로 인해 일시적으로 매도세가 반전됐지만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소비자 소비심리는 예상보다 악화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급등했다. 미시간대 4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0.8로, 3월 확정치(57.0)보다 감소했고 시장 예상치(54.5)도 밑돌았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예비치는 6.7%로 3월의 5.0%에서 급등해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9bp(1bp=0.01%포인트) 상승한 4.486%를 기록했다.
달러는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76% 내린 100.10로 집계됐다.
국제유가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43달러(2.38%) 뛴 배럴당 61.5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1.43달러(2.26%) 오른 배럴당 64.76달러로 집계됐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미국이 이란의 비핵화 협상의 일환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혀 공급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는 올랐다. 앤드류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 회장은 CNBC방송에 “이란 원유 수출이 제한되면 전 세계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며 “단 중국은 계속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 주간 유가도 상호관세 여파에 트레이더들이 원유 시장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를 재평가하는 시간을 거치면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파트너는 “미국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한 것은 새로운 현상”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처럼 체스판의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중 신경전이 다소 진정 상태에 접어든 점 등을 감안해 트레이더들은 위험 선호 심리를 회복하며 또 다른 변수를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 총괄은 “중국을 제외한 일부 관세의 시행이 90일 연기됐으나 시장은 이미 피해를 보았고 가격은 안정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관세가 유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IA는 올해와 내년 미국과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ANZ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경제 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지면 석유 소비가 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상자산은 강세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7시 50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5.11% 오른 8만3764.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3.26% 상승한 1574.38달러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