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불어온 훈풍에…조선株, 돛 활짝

트럼프 "타국서 선박 구매"…조선업 재건 의지
세계 경쟁력 1위' 한국 수혜 기대
"美의 中 견제…한국 점유율 확대 가능"

원본보기
(출처=한국거래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조선업 재건' 발언에 국내 조선 관련주가 급등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현대힘스는 29.97% 상승한 1만7650원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또 다른 조선 및 기자재 관련주인 HD현대마린엔진(10.83%), 한화오션(6.16%), HD현대중공업(5.71%), 삼성중공업(3.94%), HD한국조선해양(3.76%) 등도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각료회의 자리에서 미국 조선업 재건을 언급하면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은 선박을 건조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 경쟁력 1위인 한국 조선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조선업을 재건할 것이며, 의회에 (선박 구매자금을) 요청해야 할 수도 있지만, 미국과 가깝고 조선 실적이 훌륭한 다른 나라에서 선박을 구매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에서도 한미 간 협력 분야로 조선업을 언급한 바 있다.

조선주 랠리는 트럼프 발언이 있기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미국의 함정 해외 건조 가능성, 신조선가 상승, 국산 후판 가격 안정화 등 여러 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몇 개월 간 한국 조선업의 주가 흐름을 이끌었던 촉매는 미국의 함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본업인 상선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하고 있다. 신규 선박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조선가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수주 랠리와 글로벌 조선 공급 부족 덕에 상승해왔다. 판매 단가가 상승하면서 매출 증대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다만, 최근 신조선가 하락 추세인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선박 건조 비용의 20~30%에 육박하는 후판 가격은 2023년 상반기 톤(t)당 100만 원 수준이었지만, 2024년 하반기 기준 70만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증권가는 한국 조선업이 중국의 수주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의 중국산 선박 입항료 부과 여부에 주목했다. 이달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해양 지배력 재건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입항료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행정명령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조선 산업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반경쟁적인 활동들을 조사하고, 이를 개선할 조치에 대해 정부에 제청할 것을 지시한 내용을 담았다.

강경태·남채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선사들이 보유 선대, 발주 잔량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생산현장(야드)을 기피할 일이 생겼다"라며 "선가가 낮은 선종들이 다량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한국 야드에서 이를 소화한다면 중국 위주의 시장에서 점유율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박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며 "선주들은 조금씩 중국에 대한 노출도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라며 "실제로 상반기 한국의 상선 수주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조금씩 점유율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하반기 수주 흐름과 함께 신조선가 추이도 지속 관찰 필요가 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