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5년물 美국채서도 침체 확률 상승
페드워치 내달 금리인하 확률 62.8%로 점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가 9일(현지시간) 발효되면서 월가 전망이 요동치고 있다. 월가가 예상하는 미국 경기침체 확률은 치솟았고 이를 막기 위해 다음 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베팅도 50%를 넘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시장에서 책정된 미국 경기침체 확률이 80% 가까이 치솟았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주식, 채권 등과 관련한 주요 지수를 토대로 경기침체 대시보드를 운용하고 있다. 경기침체 발생 전 자산별 고점과 경기침체기 저점을 비교해 침체 가능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르면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에서 책정된 미국 경기침체 확률은 79%로 나타났다. 대통령선거가 있던 지난해 11월 1%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에선 경기침체 확률이 0%에서 62%로 상승했고 5년물 미국 국채는 45%에서 54%로 올랐다.
니콜라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투자전략가는 “순환적 지수로서 미국 경제의 경기순환 포지션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러셀2000지수는 현재 거의 80%에 달하는 높은 확률로 경기침체를 반영하고 있다”며 “경미한 경기침체는 거의 100%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순환적 지수는 경기호황이나 침체 같은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수를 의미한다.
종전까지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0%를 가리키던 회사채 시장조차 하이일드(고수익 고위험) 채권, 투자등급 채권 할 것 없이 20%대로 올랐다. 다만 회사채 시장의 경우 아직 경기침체 가능성이 급등한 것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 향후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 신용등급 하락이 금융 시스템 전반을 압박하면서 이 지표도 침체를 시사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미국 경기침체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은 월가 전반을 드리우고 있다. 이달 초 블룸버그가 주요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92%는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12개월 안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답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일주일 새 경기침체 확률을 두 차례 상향해 45%로 책정했다.
경기침체가 가까워졌다는 전망에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금리 방향을 추적하는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옵션 시장에서 연준이 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확률은 전날 62.8%로 제시됐다. 7일의 38.5%에서 하루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며 과반을 기록했다. 6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p 인하할 확률도 하루 새 38.0%에서 59.8%로 올랐다. 0.50%p 인하 확률도 0%에서 7.4%로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경기침체 시나리오에선 연준이 향후 1년간 금리를 약 2%p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가 가중치를 반영해 산정한 연준 금리 전망은 올해 1.30%p 인하”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종전 1.05%p보다 늘어난 수치로, 그만큼 침체 가능성이 커졌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