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SK실트론도 판다…SK 리밸런싱 어디까지 왔나

알짜 계열사 지분 매각하는 SK…리밸런싱 일환
“국내외 정세 불확실…당분간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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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CI (SK실트론)

SK그룹이 반도체 웨이퍼 자회사 SK실트론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사업재편) 전략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사인 SK㈜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4곳과 접촉해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SK㈜가 보유한 지분 51%에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확보한 19.6%까지 합하면 매각 대상 지분은 최대 70.6%에 이른다.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12인치(300㎜)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점유율 3위다. 특히 실리콘 웨이퍼(Si-Wafer) 판매량 증가와 실리콘 카바이드(SiC Wafer) 생산성 향상 효과로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조1268억 원과 3155억 원을 기록했다.

매각이 성사되면 SK㈜는 수조 원대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SK실트론 기업가치를 약 5조 원으로 추산한다. 매각 지분에 대한 거래액만 3조 원 안팎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알짜 계열사인 SK실트론 지분 매각은 SK그룹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리밸런싱의 일환이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전사 차원의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12월에는 특수가스 생산 자회사인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매각 지분 가치 약 2조7000억 원 규모다. 또 SK스퀘어의 크래프톤 지분 매각, SK네트웍스와 SK렌터카 지분 매각,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도 모두 리밸런싱 연장선상이다.

일각에서는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이 9부 능선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SK측은 리밸런싱 작업이 계속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SK㈜ 관계자는 “국내외 정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SK㈜가 갖고 있는 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한 리밸런싱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관계자는 “여타 기업과 마찬가지로 사업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차원”이라며 “(리밸런싱 작업이) 특정 시기를 정해놓고 언제까지 딱 한다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후 매각, 상장이 거론되는 곳은 SK에코플렌트,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엔무브 등이다. 오일선 한국CXO 연구소장은 “SK그룹이 워낙 계열사가 많다 보니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한 것은 맞다”면서 “SK실트론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때 높은 가격에 판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리밸런싱에 대한 어떤 내부적 가이드라인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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