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악화 우려에 국제유가도 하락…정유株 기대감

WTI 장중 60달러↓…정제마진도 하락세
정유사 주가 약세 불가피하지만
전문가 "긍정적 영향 발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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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인베스팅닷컴)

국제유가가 장중 한때 60달러 밑에서 거래되며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진 가운데, 정제마진까지 약세를 보이며 정유사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정유사가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4.96달러(7.41%) 폭락한 배럴당 61.9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WTI는 한때 60달러 이하에서 거래되며, 팬데믹 시기인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발 상호 관세가 유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국가에 대해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 중국이 곧바로 '맞불 관세'에 나서고, 유럽 등 다른 국가도 대응을 준비하면서 무역 전쟁 우려가 커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석유 수요 감소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가가 내려간 것이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도 유가 낙폭을 키웠다. OPEC+는 트럼프가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몇 시간 뒤, 성명을 통해 하루 총 41만1000배럴을 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가 하향 안정화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상분은 3개월 증가분과 같으며, 다음 달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에 호재로 여겨진다. 원가가 하락하면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정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값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원가 부담이 줄어들어 마진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최근 4주 연속 하락한 배럴당 6.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통상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배럴당 4∼5달러 수준을 넘었지만,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각각 23.67%, 10.66% 하락했다. 지속적인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제품 재고 평가손실이 우려되는 탓으로 보인다.

한편, 정유사가 각종 리스크 속에서 상승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 안정화는 전반적인 물가/금리 부담 경감을 통해 점진적인 글로벌 수요 확대로 귀결될 것이며, 중국의 관세전쟁 대비를 위한 강한 내수 부양 의지도 긍정적"이라며 "유가 안정화, 중국의 경기 회복은 결국 정제마진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상호 관세에서 원유 등 에너지가 제외된 점도 호재로 꼽았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대상에서 원유/정제 석유제품 등 에너지는 제외됐다"라며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정유사 석유 수출 중 미국 비중은 휘발유 6.5%, 항공유 7.0%, 윤활기유 16.2% 등을 기록했지만, 정제품이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국내 정유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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