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에 대외여건 급격히 악화"…KDI, 4개월째 '경기 하방' 경고

KDI '경제동향 4월호'
"美상호관세 4월 본격화…수출여건 더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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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시각 3일 오전 5시(현지시각 2일 오후 4시) 전세계 각국을 상대로 즉시발효를 전제로 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4개월 연속 한국 경제에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무차별적인 상호관세 발표로 대외 수출 여건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

KDI는 7일 발간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의 '경기 하방 위험' 언급은 올해 1~3월호에 이어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KDI는 한국 경제에 대해 "수출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서서히 완화하고 있다"고 봤다. 계엄·탄핵 등 정국 불안에 따른 소비·투자심리 위축, 미국 정부의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발표(한국 세율 25%) 등 고강도 관세 정책이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생산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대외 여건도 악화하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2월 전산업생산(1.2%)은 직전 달(-3.7%)보다 증가했지만 이는 조업일수 확대(-4.0일→1.5일)에 따른 것으로 생산 증가세 둔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건설업 생산(-27.4%→-21.0%)이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조업일수 영향이 보정된 계절조정 전년동월대비 증가율 기준으로도 건설업(-21.7%)이 크게 감소했고, 광공업(1.0%), 서비스업(0.1%)도 낮은 증가세에 그치며 산업 전반에서 생산이 둔화하는 흐름이었다.

소비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설 명절 영향으로 2월 기준 승용차 등 내구재(-8.9%→13.7%)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1.3%→-6.8%),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3%→-7.5%)는 대폭 감소했다. 1~2월 평균 기준 숙박·음식점업(-3.7%), 교육서비스업(-1.8%) 등 소비와 밀접한 주요 서비스업생산이 감소세를 보였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93.4)는 계엄이 선포된 작년 12월(88.2)보다 완화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2월 설비투자(-5.1%→7.7%)는 조업일수 확대·반도체 관련 투자 호조로 증가했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등 수출 여건 악화로 향후 설비투자 제약 등 하방 위험은 확대되는 흐름이다. 2월 건설기성(-27.4%→-21.0%)은 전월에 이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조정되면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발 관세 인상으로 수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전년동기대비 총수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3·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10.5%→4.2%→-2.1%로 떨어지고 있고, 같은 기간 ICT 수출액도 38.5%→27.5%→6.1%로 현저하게 둔화하고 있다.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전망(3.3%)에서 0.2%포인트 내린 3.1%로 조정했다.

KDI는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세계경제 성장세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4월 들어 미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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