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베트남 생산거점 둔 韓 기업 직격탄…삼성, 스마트폰 초비상[美 상호관세 쇼크]

삼성전자, 생산 전략 재조정 불가피
베트남발 글로벌 공급망, 위기 직면
애플 역시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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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베트남산 제품에 대해 최대 4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베트남에 최대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가량이 베트남에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치로 대미 수출 가격경쟁력이 급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베트남을 생산거점으로 둔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의 대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상호 관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발표 직후 관련 사업부별 긴급 점검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생산전략의 재조정, 공급망 다변화, 미국 내 생산확대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트남에 예상보다 더 높은 관세가 적용된 것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 타이응우옌, 호찌민 등 3개 지역에 대규모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준 연간 2억 대 생산량 중 약 50%를 베트남에서 제조했다. 여기서 생산된 제품 상당수는 미국 시장에 공급된다. 미국 매출 비중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연간 매출 가운데 29%가 미주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해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율의 관세는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CNBC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는 앞으로 노트북 가격이 최대 68% 오를 수 있고, 스마트폰은 최대 37%까지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한, 관세로 인해 미국 소비자 구매력이 연간 900억~143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세 부과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다른 전자 제품들도 유사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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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투데이)

시장에서는 미국향 스마트폰 가격에 대한 최대 10~15% 인상 및 베트남 현지 공장 생산 비율을 전면 재검토하는 가능성이 거론된다. 장기적으로는 인도와 멕시코 등 대체 생산 거점 확대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상호관세 비율이 26%며 멕시코는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쟁사 애플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중국에 대한 상호 관세율은 34%에 이른다. 중국은 앞서 마약 유입 문제로 20% 관세가 추가된 상태인 만큼 이번 상호 관세율 34%가 더해지면 사실상 54%가 적용된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애플 제품에 54% 관세율이 적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7.54% 폭락했다.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 가전 등 한국 제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은 지난 10여 년간 중국의 생산비 상승에 대응해 베트남으로 생산거점을 이전해 왔다. 하지만 이번 상호관세 조치로 인해 ‘베트남발(發)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그동안 한국 경제와 제조업 전체가 기존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국제질서에 어떻게 적응하고 극복해 나갈지가 과제”라며 “자국 중심의 공급망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핵심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는지 고민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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