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만족도 높아…스마트폰으로 ‘나만의닥터’ 진료 [해보니]
스마트폰을 꺼내 ‘나만의닥터’ 앱을 연다. 증상·질환별 카테고리를 누른 뒤 원하는 의료진을 선택한다. 진료를 접수하고 △날짜와 시간 △진료방식(화상·전화) △세부증상 △결제정보 등을 입력한다. 시간에 맞춰 의사에게 연락이 오면 비대면진료를 받는다. 앱으로 처방전을 약국에 전송하고 약국에 방문해 약을 받는다.
기자가 체험한 미래 의료 풍경을 바꿀 비대면진료 방법이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일정을 마치고 카페에서 휴식 중 갑작스러운 속 쓰림 증상을 나타났다. 근처 병원을 찾아가 대기 시간까지 고려하면 비대면진료가 편리할 것으로 생각했다. 최근 밤에 자다가 속이 쓰린 경험을 했던터라 ‘병원에 가봐야지’ 생각만 했었는데 막상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예약 시간을 지정하면 의사 선생님이 시간에 맞춰 전화 또는 화상통화를 걸어온다. 증상을 설명하면 추가로 어떤 불편한 증상이 있는지 자세하게 확인한다. 우선 일주일 치의 약을 먹어본 뒤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다시 연락을 달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의원급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해 대면진료를 받으면 2~3분 이내에 몇 가지 질문만으로 진료가 끝났으나, 실제 체험한 비대면진료가 오히려 더 효율적이라고 느꼈다.
진료가 끝나고 앱을 통해 현재 있는 장소와 가까운 곳에 처방전을 전송했다. 약 조제가 끝났다는 알림을 받고 약국에 방문, 신분 확인 후 대기 시간 없이 약을 수령했다. 비대면진료는 아이들 진료를 위해 휴가를 내야 하는 직장인이나 업무 시간에 직접 병원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가뭄 속 단비’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사업 형태였던 국내 비대면진료가 지난해 의정갈등을 계기로 전면 허용된 지 1년이 지났고, 이용자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 3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월별 비대면진료 요청건수는 8만177건에서 18만9946건으로 137% 상승했다.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병원을 직접 방문하기 힘든 경우가 다수였다. 실제 비대면진료 이용 동기 1순위 기준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가 꼽히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수행실적 평가연구’에 의하면 ‘의료기관을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46.5%), ‘진료받는 것이 더 편리해서’(18.5%) 순으로 비대면진료를 이용하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안전성과 관련 비대면진료 이용 환자의 50.1%가 ‘대면진료만큼 안전하다’고 했고, 32.4%는 ‘대면진료보다 불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면진료에 비해 불안하다’고 평가한 비율은 17.6%였다. 불안함을 느낀 이유로 ‘정확한 진단에 한계가 있음’(72.0%)이란 답이 가장 많았고, ‘특정 환자 특성상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음’(23.9%)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진단에 한계가 있어 비대면진료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A 씨(30·남)는 비대면진료를 통해 단순 감기로 진단을 받고, 약 처방을 받았다. 하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병원에 직접 방문해 별도의 진료를 추가로 받고 편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로 비대면진료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