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서울 당곡고...인근 수도여고 등과 ‘공유수업’ 진행
2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소재 당곡고등학교에서는 당곡고 2학년 학생 6명과 인근 수도여고 학생 5명이 함께 듣는 '스마트콘텐츠 실무'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당곡고 2학년 심지민 양은 이 같이 말하며 “일반 학교를 가면 '디지털교육자'가 아닌 그냥 선생님이 꿈이라고 했을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고교학점제를 통해 디지털 역량을 더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3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당곡고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운영돼 왔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직접 선택해 이수하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로 올해 3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도입됐다. 학생들은 고교 3년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합쳐 총 192학점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1학년 때는 공통과목 위주로 수업을 듣게 되며, 2학년부터 선택과목을 직접 택하게 된다.
만일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이 재학 중인 학교에 개설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인근의 다른 학교와 수업을 함께 듣는 '공유캠퍼스'나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온라인학교' 등을 통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당곡고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운영됨에 따라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을 6년간 운영해왔다. 당곡고 고2·3 학생들은 2~3학년에 개설된 59개의 선택과목 중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학기별로 6개씩 총 24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는다.
또 당곡고는 인근의 수도여고 및 신림고와 함께 '공유캠퍼스'를 운영함으로써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 중이다.
이날 공유캠퍼스 수업 중 하나인 '스마트콘텐츠 실무'를 진행한 정병희 교사는 당곡고 학생들과 온라인 회의에 접속한 수도여고 학생들을 모두 챙기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에게 과제 제출에 대해 설명할 때도 “수도여고 학생들도 이해됐으면 모두 동그라미 표시를 만들어달라”며 화면 속 수도여고 학생들과 소통했다.
정 교사는 “학생들이 자기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기 때문에 (수업) 집중도가 상당히 높다”며 “본인들의 진로와 관련한 프로젝트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는 거라서 학생들이 직접 수행할 프로젝트도 다 선정을 하고 발표까지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날 '스마트 콘텐츠 실무' 수업을 들은 2학년 신은지 학생은 “처음 과목 선택을 했을 때는 솔직히 어떤 진로를 택해야 할지 잘 몰랐다”면서 “선생님들과 진로를 자세히 탐구하게 됐고, 그로 인해 제 진로와 관련된 선택 과목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당곡고를 둘러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고교학점제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학점 이수나 졸업 제도의 변화가 아니라 학생 한명 한명이 모두 소중한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그런 실험에 도전하는 용기 있는 결단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고교에 입학해서 (교사와) 상담을 하면서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토론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