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대권 잠룡 일단 숨고르기
李, 여전히 ‘진행 중’ 재판 5개
헌법84조 논란 재점화 가능성
양기대 “선거법, 대법원이 조기 판결해야”
사법리스크 해소로 ‘이재명 일극체제’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내 대안 세력으로 자리 잡으려는 비이재명(비명·非明)계가 ‘반전 카드’를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리스크라는 큰 고비를 넘겼다. 비명계 주자들은 ‘후보 교체’를 요구할 명분이 약해졌고, 당내엔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 대세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비명계 대권 잠룡들은 전날(26일) 선거법 2심 무죄 소식이 들려오자 일제히 환영과 축하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이 대표에 손을 내밀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다행이다. 당원으로서 한시름 덜었다”고 했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도 “사필귀정”이란 뜻을 전했다.
이들은 당분간 숨고르기를 하며 ‘비판적 경쟁자’라는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추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정치 판도를 바꿀 가장 큰 변곡점으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등이 남아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견제의 불씨도 아직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선고가 아직 남아있고, 이 대표는 선거법 외에도 대장동 의혹 사건 등 현재 총 5건의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윤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대선이 열리면 이를 겨냥한 여당과 비명계가 ‘헌법 제84조’(대통령의 불소추특권) 논란을 최대 쟁점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명계 모임인 ‘초일회’ 간사 양기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이 대표 선거법 재판과 관련해 “대법원이 조기 확정판결을 통해 롤러코스터 같이 혼란을 준 1·2심의 엇갈린 판결을 정리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반대 진영인 국민의힘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다. 대법원은 하루빨리 올바른 판단을 하길 바란다”며 견제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일정 부분 궤를 같이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전 의원은 또 “이 대표와 민주당도 앞으로 분열과 대립보다는 국민 통합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날 예정대로 ‘희망과 대안’ 포럼 전남 서남권 지부 창립식을 진행했다. 희망과 대안 포럼은 이 대표 일극체제를 견제하기 위한 대표적 ‘비명계 연대 플랫폼’으로 여겨진다.
비명계를 뭉치게 할 또 하나의 접점으론 개헌 문제가 남아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하기 위한 개헌 논의는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여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대표 입장에선 그닥 달갑지 않은 주제다. 반면 여권과 비명계에겐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