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앙회장 단독후보 추천
36년 만에 연임 확실 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저축은행업계 건전성 확대와 함께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 해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오 회장은 이달 31일 저축은행중앙회 정기총회에서 진행되는 차기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다. 오 회장과 함께 후보 등록을 한 정진수 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는 자진사퇴했다.
오 회장이 당선되면 5·6대 명동근 회장 이후 36년 만의 연임이다.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지낸 오 회장은 2022년 2월 중앙회의 19대 회장으로 선출된 후 지난해 2월 임기가 종료됐으나 비상계엄과 탄핵정국 등으로 차기 회장 선발이 늦춰지면서 회장직을 임시로 유지해왔다.
오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여파로 경영환경이 지속 악화했다. 지난해 397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8.52%로 전년 대비 1.97포인트(p) 올라 2015년(9.2%)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66%로 전년 대비 2.91%p 상승했다.
오 회장은 21일 하반기 저축은행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PF나 브릿지론에 관련된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속도가 건전성 지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 1년 내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건전성 강화 의지를 재차 드러낸 바 있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는 부실 PF 정리 및 재구조화를 위한 1조 원 규모 PF대출 정상화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업권 부실채권(NPL) 매입 및 위탁 추심 업무를 맡는 NPL 관리 전문회사 설립도 진행 중이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업권 구조조정도 당면 과제다. 최근 금융당국도 ‘저축은행 역할 제고방안’을 통해 건전성 강화를 위한 저축은행 M&A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행 M&A 기준을 완화해 적기시정조치 대상뿐 아니라 최근 2년간 분기별 경영실태 계량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에 해당한 회사도 구조조정 대상이 되도록 하는 등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오 회장은 M&A 규제와 관련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당국에서 (규제 완화 의견을) 많이 수용해줬지만, 더 확실하게 열어주는 것이 능력 있는 자본으로 교체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 같다”며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고 건전성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므로 좀 더 확대해줬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서민금융 강화에도 무게가 실린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M&A 규제를 완화하고 사잇돌대출 공급 대상을 확대했다. 여신비율 가중치를 부여하는 등 서민·중저신용자 금융 확대안을 발표했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의 본질적인 역할은 서민금융 지원”이라며 “현재 중·하위 신용등급 고객들이 불법 사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정책 서민금융과 중금리 대출 공급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