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코스닥 입성...지난해 매출 263억·영업익 41억 달성
우리나라 산업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제조업 전방산업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원천기술, 부품 소재부품은 상대적으로 기술 기반이 취약하다고 말하곤 한다.
이 때문에 수많은 기업들이 원천기술을 확보 및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기업이 네오티스이다. 네오티스는 2000년 8월 설립돼 2007년 10월 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회사이다. 2002년 12월에 동사에서 제조, 판매 중인 라우터 비트(Router Bit)가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돼 현재까지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7년 7월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기업 중에 최근 3개년 성장성이 높은 회사만을 선정하는 'Technology Fast 50 Korea 2007'에 선정되기도 했다.
◆ 코스닥시장과 함께 턴어라운드
네오티스는 창업한 지 7년만인 2007년 10월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08년에는 마이크로드릴비트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위해 신제품개발과 고객의 승인을 받는 일에 주력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2009년은 이러한 준비의 결과로 본격적인 마이크로드릴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네오티스는 지난해 매출액 207억원, 영업이익 23억원, 순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액 253억원, 영업이익 41억원, 순이익 43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네오티스 측은 올해 말까지 월 150만개 정도의 드릴 비트를 판매할 것이며 국내시장의 30%로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코자한다고 밝혔다. 또한 0.075mm, 0.09mm등의 극소경 드릴 비트의 양산판매를 늘림으로써 극소경 엔드밀을 개발해 국내 시장을 조기에 점령할 수 있었던 것처럼 또 한번의 성공 신화를 마이크로 드릴에서 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월별 드릴 판매량은 1월 16만9591대에서 6월 96만대까지 늘어났다. 또한 전방산업의 투자소식이 목표량을 달성하는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맨손으로 시작해서 최고로 우뚝서다.
모든 전자, IT제품이 만들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부품이 PCB, 즉 인쇄회로기판 (Printed circuit Board)이다. 국내에서 전자, IT산업이 급성장하던 90년대에 인쇄회로기판의 자체 개발 및 제조는 전자, IT 산업의 발전을 위한 필요조건이었다.
네오티스는 이러한 PCB제조를 위해 반드시 소요되는 소모성 초정밀 공구인 마이크로 드릴 비트와 라우터 비트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0년 8월에 창립됐다.
마이크로 드릴 비트는 인쇄회로기판에 칩을 올려놓기 위해 홀을 가공하는 부품으로 0.05mm부터 0.35mm까지의 직경을 가진 초정밀 공구다.
그리고 라우터 비트는 원판사이즈로 만들어진 큰 인쇄회로기판을 제품 크기로 자르는 데 사용되는 부품으로 0.4mm-3mm까지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네오티스가 설립되기 전에는 PCB제조에 사용되는 초정밀 공구는 독일, 일본 등에서 고가로 수입하고 있었다. 1997년 말 우리나라에 IMF가 닥치자 유럽의 일부 업체에선 국내업체의 재정 상태를 불안하게 여겨 공급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삼성전기, LG전자 같은 유수의 PCB업체들조차도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심했다. 당시 환율이 거의 2000원에 육박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국내의 PCB업체들로선 수급조절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IT업계 관계자는 "당시 전기전자 기업들은 전방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국내 부품소재산업도 성장해야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중소기업이 이러한 큰 흐름에 일조하면서 전방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게 됐고 네오티스 또한 부품소재를 개발해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상철 네오티스 대표이사는 "설립 당시 초정밀공구를 만들기에는 기술이 턱없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준비도 없이 2000년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제품의 사업성만 보고 무작정 사업을 시작한 케이스다"고 전했다.
신상철 대표는 "사업초기 2-3년 동안은 해외의 고가 기계장비와 소재 등으로 해외의 선도업체의 초정밀공구와 유사한 성능을 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이러한 연구개발과 노력의 결과로 2003년에 PCB중에서도 가장 고난이의 기술이 필요한 반도체용 회로기판제조에 사용되어지는 극소경 엔드밀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대표는 "삼성전기에 해외업체를 제치고 독점 공급하게 되면서부터 네오티스가 국내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며 "현재는 마이크로 라우터 비트, 엔드밀 부분에 있어서는 국내시장의 70% 정도를 확보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 초정밀 제품 소재의 강자
엔드밀 비트는 IC 회로기판 (Substrate)중 BOC(Board on Chip)에 사용되는 PCB의 슬롯(Slot) 및 외곽의 단면을 고르게 연마하는 전용 소모성 공구로서 매우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며 지름은 0.4mm~0.8mm이다.
마이크로 드릴 비트는 칩 장착 부위의 회로 연결을 위한 Hole 가공 시 사용되며 지름 0.05mm~0.35mm로 극소경화 되어 가는 추세다. 워링 샤프트는 자동차용 파워 윈도우 모터에 사용되는 회전 중심축이며 미주 및 유럽의 고급 자동차에 장착된다.
◆ 네오티스의 시장 장악력
네오티스가 독일, 일본 등의 초정밀기계공업 선진국 업체와의 경쟁 속에서 한국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네가지 정도로 압축 할 수 있다.
첫째로 사업의 초창기인 2003년에 극소경 엔드밀의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기의 까다로운 납품 기준 하에 네오티스는 삼성전기 납품에 성공했다며 만약 그 당시에 해외제품을 데드 카피(Dead Copy)하기에만 급급해하고 유사한 성능 구현에 만족했다면 네오티스가 국내시장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장악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둘째는 끝없는 개선활동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네오티스가 사업초반기에는 고가의 외산장비와 외산 소재를 가지고 기존의 제품을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적도 있었다"며 그러나 지속적으로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고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네오티스만의 제조방법을 만들어 내어서 이제는 네오티스 고유의 제품을 만들어 내게 됐다"며 "만약에 기존의 고가장비에만 의존하고 기존의 생산방식에만 집착했다면 경쟁업체의 제품을 뛰어넘는 제품을 만들어 내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는 네오티스는 맞춤형 상품을 통해 고객만족을 꾸준히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네오티스는 사업초창기에 아직 독자적인 제품을 개발, 보유하지 못했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경쟁업체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네오티스의 제품만 가지고는 신규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다.
네오티스 강수길 부장은 "가만히 보니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데 경쟁사가 적절히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다 보니 고객과의 풍부한 개발 상담이었다"며 "반도체, IT 산업의 특성상 기술개발이 빠르고 제품이 급변함에 따라 PCB 제조업체도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끝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강 부장은 "새로운 제품에는 최적화된 새로운 부품들이 필요한 데 다른 경쟁사들은 급변하는 고객의 요구를 맞추기보다는 본인들의 제품을 가지고 고객이 잘 쓰기를 요청했다"며 "반면에 네오티스는 고객이 잘 쓸 수 있는 제품을 고객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할 때마다 새로이 만들어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다 보니 이제는 네오티스는 고객사에 단순한 초정밀공구를 판매하는 업체수준을 넘어서서 고객사의 개발 파트너로써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네오티스는 컴퓨터 설계 및 시제품 테스트를 통한 즉시 개발 대응을 통해 고객사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넷째는 한국의 반도체, IT산업의 협조와 경쟁력에 있다.
강수길 부장은 "네오티스가 사업을 준비하고 시작할 무렵에 비해 한국이 IT 산업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이 눈에 뛰게 좋아져서 현재는 거의 세계에서 최정상의 자리에 있다"며 "부품소재산업의 성공여부는 고객사들의 경쟁력에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오티스도 삼성전기, 심텍, LG마이크론, 대덕전자, 이수페타시스 등 세계 굴지의 선도업체들의 발전에 발맞추어 나아가다 보니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 그리고 의료기기 업체 M&A
네오티스는 2009년에 일본 및 중국시장으로의 시장진출을 위해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회사관계자에 따르면 연말까지 각 국가별로 대리점체제를 정비하고 2010년에는 본격적인 제품수출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네오티스의 고객사인 삼성전기, 심텍 등이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의 업체로써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왔고 네오티스는 이러한 업체들의 개발파트너로써 이미 시장에서 입증된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네오티스의 해외진출전망을 밝게 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네오티스가 기존사업을 통해 확보한 극소경, 초정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핵심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으로 의료기기제조 분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신제품의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투자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업체의 인수 작업(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2009년의 신제품개발 및 대상회사 인수를 거친 후에 2010년에는 의료기기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박종선 현대증권 기술정보팀장은 "네오티스가 에이전트를 통해 보쉬(Bosch), 브로세(Brose), 니덱(Nidec) 등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와 '웜 샤프트(worm shaft)'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임플란트, 치과용 드릴 등 의료기기 부분에도 진출, 향후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네오티스는 해외 제품과 동일한 성능 대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최근 드릴 비트 부분에서 매출이 신장되면서 해외 진출과 함께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신상철 대표 "작지만 알찬 기업 만드는게 꿈"
신상철 대표이사는 "네오티스에 본격적으로 나서서 일하게 된 것은 2006년 3월이지만 2000년 네오티스의 사업계획을 수립, 창립 무렵부터 함께 했다"며 "그때는 일종의 컨설턴트 역할이었지만 2006년 3월부터는 대표이사로서 경영 일선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철 대표는 "드릴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2007년 1월에 외국인투자자로부터 800만불 투자 유치하고 10월에 상장했다"며 "2008년은 드릴의 개발 및 고객사 승인이 늦어진데다가 세계적인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네오티스가 창사 이래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신 대표는 "올해는 드릴 사업도 안정되고 있고 신규사업부분인 의료기기사업 또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상철 대표는 경영 철학에 대한 질문에 "우선은 회사를 강소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고 답변했다.
신 대표는 "속빈 강정의 규모만 추구하는 기업이 되기보다는 작지만 알찬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 1위를 넘어서 해당 분야에서 세계 1위까지 성장하고 인정받는 것이 경영철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주주, 종업원, 고객을 위한 가치창출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종업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고객들이 네오티스가 만들어내는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회사의 경영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늘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웃음이다"며 "한국에서 중소제조업을 하면서는 웃을 일보다는 심각한 일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