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관계자 “북한 2개월 내 추가 파병 예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최전방에 파병된 북한군이 특유의 전술로 현대전에 적응하며 강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러시아 국경에서 북한군과 직접 전투를 벌이고 있는 12명의 우크라이나 군인과 지휘관, 그리고 4명의 미국 국방부 관리와 군사 분석가를 만나 파악한 실상을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군인들은 공격할 땅을 배정받고는 전진한다. 40명 이상의 병력은 맹렬한 포화를 뚫고 지뢰가 깔린 들판을 가로질러 돌진한다. 러시아군과 달리 장갑차의 지원 사격이 없다. 또 러시아군처럼 큰 전력 손실을 발생하더라도 전열을 정비한다거나 후퇴하지 않는다.
북한군은 해당 지역을 점령하면, 러시아 지원군에 맡기고, 바로 다른 공격을 준비한다. 말 그대로 ‘인간 방패막’ 역할에 충실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최고 사령관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는 “그들은 강한 동기부여, 명령, 엄격한 규율로 그저 전진한다”고 말했다.
드론에도 죽음을 불사한 전무후무한 방식으로 대응한다. 파견 초기에 북한군이 거의 접해보지 못한 드론에 당황해 무방비로 당했던 것으로 포착된 것과 달리 이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북한군은 드론을 격추할 수 있도록 한 명을 미끼로 보내는 전술을 고안해 냈다. 이러다가 만약 중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생포를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군인이 다가올 시 수류탄을 터뜨리라는 지시를 이행한다.
올렉산드르 사령관은 “북한군은 살아서 잡히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훈련을 받았고, 러시아 드론 조종사들도 항상 감시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북한군이 잡히면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이들을 사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북한군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드론사령관인 안드리는 “그들은 드론 전투 경험이 없지만 여기 와서 군사적 경험을 쌓고 있으며, 매우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셀레스트 A.월랜더 전직 미 국방부 국제 안보 담당 차관보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함께 훈련하거나 작전을 수행한 적이 없는 완전히 다른 부대”라며 “러시아의 군사 문화가 파트너 군대의 능력, 규범, 범위 등을 크게 존중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NYT는 파견된 북한군은 주로 정밀 타격 임무를 위해 훈련된 특수작전 병력이지만 러시아는 그들을 사실상 보병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알렸다.
특히 북한이 그간 추가 병력을 제공했지만 러시아는 전장에서 전투력을 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북한 군인들이 입을 수 있을 만큼 작은 군복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문제부터 시작해 북한군과 러시아군이 적어도 두 번 이상 서로를 착각해 직접 충돌한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소식통들은 보고했다.
앞서 북한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병력을 파견하기 시작, 현재는 그 규모가 약 1만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중 3분의 1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것으로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파악했다.
한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이러한 피해를 메우기 위해 앞으로 2개월 이내에 추가 파병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북한은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하기 전에는 군사 무기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수백만 발의 포탄을 전달, 이는 현재 매일 발사되는 러시아 탄약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또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100발 이상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