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주 출범하는 트럼프 2기…국익 우선 대응을

입력 2025-01-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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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다음달 미일 정상회담에 나서는 방안이 최종 조율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동맹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가로막은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회오리치는 국제 기류를 읽게 하는 일본발 뉴스다.

트럼프 2기는 20일 출범한다. 역사적 분기점이 눈앞이다. 백악관 주인이 트럼프로 갈릴 뿐만 아니라 대내외 정책도 크게 갈린다. 트럼프가 취임 첫날 서명하겠다고 했던 행정명령과 공약이 어찌 구체화될지를 놓고 미 워싱턴 정가는 설왕설래를 거듭한다. 그 이후 행보도 초미의 관심사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가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과의 전날 회동에서 “100건의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긴장의 끈을 조이는 쪽은 북미 대륙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도 다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최근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놓고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암시한 것도 국제 긴장 수위를 높인 변수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의 25% 관세 위협에 허둥대다 트럼프 취임 전에 전격 사퇴했다. 어쩌면 4년 내내 저런 행보를 계속할지도 모른다.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에는 동맹이 없다. 패권 경쟁 맞수인 중국을 향해서는 대놓고 칼을 겨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내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0일 올해 세계 경제정책이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IMF만 이런 걱정을 하는 게 아니다.

한미 동맹은 예외일까.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조선업과 관련해 “한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에게도 협상 카드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통화 내용이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트럼프는 동맹을 이념이 아니라 거래관계로 본다. 트럼프는 지난해 방위비 문제를 거론하는 와중에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 칭했다. 압박을 강화하면 더 많은 대가를 받아낼 수 있는 상대로 여긴다는 뜻이다.

하필 이 긴박한 시기에 비상계엄·탄핵 영향으로 우리 정부의 대응 역량은 최악이다. 참으로 답답하고 쓰라린 일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 정신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고, 첫 권한대행 한덕수 총리마저 국회 탄핵소추를 당한 만큼 ‘대행의 대행’ 체제를 책임진 최상목 대행을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임해야 한다. 안보와 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 비중은 압도적이다. 한결 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트럼프는 사적 인연을 중시하는 성격이다. ‘옷깃 스친 인연’도 소중히 다룰 비상한 국면이다. 정부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민간 외교관’으로 성과를 낼 수 있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여야가 초당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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