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부실 익스포져 전년 比 247% 급증…상호금융 11조

입력 2024-12-19 14: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금융감독원,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결과 및 정리·재구조화 현황

(자료제공=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새로운 사업성 평가 기준을 적용한 결과, 부실 위험이 큰 유의·부실 우려 익스포져가 전년 대비 2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호금융권의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져가 11조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결과 및 정리·재구조화 현황'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져는 총 22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악화 우려 익스포져(9조3000억 원)보다 246.9%(13조6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PF 익스포져(210조4000억 원)의 10.9%에 해당한다.

(자료제공=금감원)
상호금융권의 비중이 가장 두드러졌다. 상호금융권의 유의·부실 우려 익스포져는 10조9000억 원으로 전체 부실 익스포져의 절반에 가까운 47.6%를 차지했다. 이어 △저축은행 4조4000억 원 △증권 3조8000억 원 △여전 2조7000억 원 △보험 7000억 원 △은행 4000억 원이 뒤를 이었다.

PF 유형별로는 본 PF가 4조6000억 원, 브릿지론 4조8000억 원, 토지담보대출이 13조5000억 원을 차지했다.

유의·부실 우려 익스포져가 늘어난 건 금감원이 더 엄격해진 새로운 사업성 평가 기준을 적용하면서다. 금감원은 기존 3단계 평가 체계(양호·보통·악화 우려)를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로 세분화하고 본 PF, 브릿지론 구분해 핵심 위험요인을 반영했다.

김병칠 부원장은 "모든 PF 사업장에 대해 엄정하게 사업성을 평가해 잠재적 부실을 현재화했다"면서 "평가결과에 맞춰 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도록 해 시장 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PF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1조3000억 원으로 전년 말(8조9000억 원)보다 2조4000억 원 늘었다. 업권별로 상호금융권이 4조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증권(2조6000억 원), 저축(2조 원), 여전(1조2000억 원), 은행(1조 원), 보험(5000억 원) 순이다.

유의·부실 우려 여신 증가에 따라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월 말 기준 11.3%로 지난해 말(5.2%)보다 6.1%포인트(p) 증가했다. 김 부원장은 "유의·부실 우려로 분류된 사업장이 늘면서 건전성 분류가 고정 이하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PF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업성 평가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에도 업권별 자본비율은 증자 등으로 지난해 말 대비 대부분 상승했다. 다만, 상호금융은 8.13%에서 8.11%로 0.02%p 하락했다. 상호금융권의 부실 비율이 높음에도 자본 비율이 하락한 것과 관련해 김 부원장은 "업권마다 차이는 있다"면서 "지금 부실 비율은 과거에 취급했던 것들이 반영된 것으로 앞으로 정리, 재구조화가 이뤄지면 부실금액이 떨어지면서 부실 비율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올해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면 중소형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조합이 큰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에서 PF 취급이 많았던 회사의 경우 부실비율이나 결손이 발생하는 회사도 분명히 있다"면서 "현재 경영진 면담 등 신속하게 부실 자산을 정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자본 비율이 규제 비율보다는 꽤 높은 수준에서 관리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차 사업성 평가의 영향으로 최저 규제 비율을 미충족한 금융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금융사가 정리・재구조화계획을 원활히 이행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개선하고, 미이행시 충분한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도록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유의·부실 우려 여신 대부분이 브릿지론·토담대(18조3000억 원)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본 PF 규모는 크지 않아 이번 사업성 평가가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2차 평가의 영향으로 올해 유동성이 우려되는 대형(시공 30위 내) 건설사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에 참여 중인 시행사 대부분이 매출 규모가 적은 영세업체로 PF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내년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상호금융권의 역할과 인센티브와 관련해 연구할 계획이다. PF 사업에 대한 관리 규제가 강해지면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의 수익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김 부원장은 "내부적인 고민이 되게 많은 주제다"라면서 "최근 상호금융협의회에 테이블에 올렸다. 상호금융사 또는 중소금융사의 금융시스템 내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6월 말 1차 사업성 평가에서 정리 및 재구조화 대상으로 선정된 20조9000억 원 가운데 10월 말까지 4조5000억 원(21.4%)이 이행 완료됐다. 이는 애초 10월까지 완료할 계획이었던 3조8000억 원을 118.4% 초과 달성한 것이다. 업권별 완료율은 새마을금고가 29%로 가장 높았고, 증권 (20.7%), 상호 (17.7%), 저축은행 (16.7%) 순이었다.

금융사는 PF 부실 사업장에 대해 경·공매, 수의계약, 상각 등을 통해 약 2조8000억 원을 정리했으며,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1조7000억 원 규모의 사업성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PF 고정이하여신비율 2.0%p 하락했다. PF 연체율도 1.3%p 개선됐다.

▲PF 사업성 평가 관련 그간의 경과 (자료제공=금감원)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