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애플 상대로 형사소송...“‘피 묻은 광물’로 아이폰 만들었다”

입력 2024-12-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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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고, 프랑스·벨기에서 애플 현지 자회사 대상 형사소송
“애플 자국서 불법 채취한 광물을 제품에 사용” 주장

▲독일 뮌헨의 한 애플스토어에서 애플 로고가 보인다. 뮌헨(독일)/AP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이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애플의 현지 자회사를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했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애플이 자국에서 불법 채취한 광물을 아이폰과 같은 제품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은 강하게 부인했다.

민주콩고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자국에서 생산된 광물이 애플의 국제적인 공급망에서 ‘세탁’돼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광물로 거래됐지만, 해당 광물은 전쟁 범죄와 광물 세탁과 은폐, 기만적인 상업 관행 등 민주콩고에서 발생한 다양한 범죄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콩고는 파리 검찰청에 제출한 소장에서 유엔과 인권보고서 등을 인용하며 “애플 그룹과 애플 프랑스, 애플 리테일 프랑스는 광물 공급망이 체계적인 잘못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민주콩고는 주석, 텅스텐, 탄탈룸, 금 등의 주요 산지다. 이러한 광물은 애플의 아이폰과 맥북 등 전자제품 생산에 사용된다. 그러나 민주콩고의 일부 광산은 민간인 학살과 집단 성폭행에 연루된 무장 단체가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민주콩고 정부에서는 애플이 결과적으로 무장 조직의 자금원이 돼 자국의 치안 복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애플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콩고의 이러한 주장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콩고에서 분쟁이 격화함에 따라 올해 초 민주콩고나 르완다에서 공급되는 문제의 광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공급업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콩고 일대에서 채굴되는 광물은 ‘분쟁지역 광물’로 국제적인 감시를 받고 있다. 애플은 분쟁 광물과 관련해 공급업체에 대한 제삼자에 의한 독립적인 감사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지난 3월에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자사 공급망에 포함된 업체가 민주콩고와 인접국의 무장 단체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자금을 제공했다는 결론을 내릴 만한 합리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민주콩고가 세계적으로 공급망과 관련한 인권 문제가 주목받는 가운데 유럽 당국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법적 조처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벨기에에서 민주콩고를 대변하는 크리스토프 마르칸드 변호사는 “민주콩고의 자원이 외세에 약탈당하기 시작한 건 벨기에 식민지였던 시절부터”라면서 “벨기에가 이러한 행위를 끝내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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