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경계감이 고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한 수혜 효과가 떨어지면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9거래일 연속 떨어져 1978년 2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7.58포인트(0.61%) 하락한 4만3449.90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3.47포인트(0.39%) 내린 6050.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4.83포인트(0.32%) 떨어진 2만109.06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당선인의 주된 수혜주로 전통 대기업보다 기술주가 주목받은 점이 다우지수의 하락을 이끌었다고 CNBC방송은 짚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시장전략책임자는 CNBC에 “금융과 제조업 관련주가 트럼프 당선에 급등했지만, 높은 금리와 무역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고 헬스케어는 역사상 가장 큰 정치적 위험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KKM파이낸셜 제프 킬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매그니피센트7(M7) 추종자들은 올해 연말까지 마지막 질주를 즐기고 있다”며 “나머지 S&P500지수나 다우지수 종목은 밀려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기술주 상승 흐름에도 전날 조정에 들어간 뒤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3.64% 상승했고, 칩 제조업체 브로드컴은 전날 폭등에서 반전돼 3.9% 급락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도 주목하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p) 인하할 가능성을 95%로 보고 있다. 일부 투자자와 경제학자 사이에서는 연준이 증시 버블을 크게 일으켜 인플레이션을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11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양호한 수치로 집계돼 인플레이션 재촉발 우려를 키웠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증가한 7246억 달러(약 1042조1922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8% 증가했다.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예상치는 전월 대비 0.5% 증가였다.
국제유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긴장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 우려가 계속되면서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63달러(0.89%) 하락한 배럴당 70.0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월물 브렌트유는 0.72달러(0.97%) 떨어진 배럴당 73.19달러를 기록했다.
연준은 17~18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25bp(1bp=0.01%p)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주목해야 할 점은 향후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연준의 의견이다. 2025년과 2026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연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살펴보면 금리 인하 방향을 뒤집을지 확인할 수 있다. LSEG의 안 팜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25bp 인하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면서 “(연준 회의에서)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나오면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증시는 17일(현지시간) 대부분 하락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범유럽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600유럽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7포인트(0.42%) 하락한 513.66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67.44포인트(0.33%) 하락한 2만246.37에, 영국 런던증시 FTSE지수는 66.85포인트(0.81%) 내린 8195.20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지수는 8.62포인트(0.12%) 상승한 7365.70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종목 중엔 네덜란드 커피 브랜드 JDE피츠가 커피콩 가격 상승 압박에 6.39% 하락했다. 영국 핀테크 업체 와이즈는 모건스탠리와의 협력 소식에 5.26% 상승했다.
이날 증시 대부분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기다리며 약세를 보였다. 결과는 18일 발표된다. 금리 방향을 추적하는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옵션시장에서 금리 인하 확률은 95.4%로 제시됐다. 투자자들은 회의가 끝난 후 공개될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가늠할 계획이다.
FOMC 정례회의가 끝나면 19일 영국 잉글랜드은행이 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RBC브르윈돌핀의 재닛 무이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자자가 유럽 주식을 지수나 펀드에서 무차별적으로 매도하고 있을 수 있지만, 할인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 금값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3% 하락한 온스당 2661달러에 마감했다. 현물 가격도 0.3% 하락해 온스당 2644.84달러를 기록했다.
CNBC는 트레이더들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달러가 오르고 금값이 내렸다고 보도했다. 금리 인하가 느려질수록 시중에 풀려난 통화량이 제한돼 달러 가치가 지지받을 수 있고, 강달러는 다른 통화 구매자들의 금 구매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1% 상승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8일 오전 8시 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3.04% 상승한 10만7042.1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2.54% 오른 3885.2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0.34% 내린 721.98달러에, 리플은 2.32% 급등한 2.56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0만800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달러화는 11월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반등했다.
1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1% 상승한 106.98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107.08까지 오르기도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2% 하락한 1.0488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2% 상승한 1.270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38% 하락한 153.56엔으로 집계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자동차와 온라인 판매가 호실적을 견인했으며, 증가 폭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여전히 탄탄한 모멘텀을 보인 가운데 내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지면서 달러를 떠받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