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환자 대부분…황달·극심한 복통 등 나타나기도
담관암은 초기에 두드러지는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60대 이상에서 환자 대부분이 발생하는데, 평소 운동이나 여가생활을 즐기며 건강을 유지하던 환자가 황달이나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진단 시점에서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환자들이 적지 않아 증상과 건강관리 지침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담관암은 담관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의미한다. 담관은 담즙이 지나가는 통로로 간 내 실질에서 간문부를 거쳐 담낭, 췌장, 십이지장 유두부까지 이어지는 길고 가는 관형의 장기다. 이 부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통틀어 담관암 혹은 담도암이라 부른다.
2023년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담낭 및 담도에서 발생하는 암(담낭 및 기타담도)은 국내 전체 암 중 2.7%를 차지했다. 남성에서는 암 발생률 10위, 여성에서는 9위로 보고됐으며, 연령표준화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4.2명으로 파악됐다. 환자들의 남녀 성비는 1.2 대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남녀를 합쳐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34.4%로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이 30.0%, 60대가 24.6%의 순이었다.
담관암은 주요 암 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암으로 꼽힌다. 5년 생존율은 간암이나 폐암보다 낮은 29%에 불과하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간 질환과 유사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발생 부위에 따라 간 내 담관암, 간문부 담관암, 간 외 담관암으로 나뉘며, 특히 간 내 담관암은 병기가 꽤 진행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 조기 발견이 어렵다.
발생 요인 중 가장 주요한 것은 반복적인 담관 염증과 흡연이다. 담관 내에 반복되는 담석, 간디스토마와 같은 담관 기생충 감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바이러스성 간염, 궤양성 대장염, 담낭용종, 흡연 등이 위험 요인이다. 담관암이 발생하면 체중 감소, 피로감, 식욕부진, 오심, 구토, 상복부 통증, 황달, 복부에 만져지는 종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담관 폐색으로 간 기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담관암 진단에는 혈청 종양표지자 검사, 초음파 검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PET-CT,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 내시경 초음파 등이 활용된다. 병변의 위치와 침범 정도를 파악한 뒤 내과와 외과를 포함한 다학제 협진을 통해 병기에 따른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한다.
초기 담관암은 주요 혈관 침범과 원격 전이가 없으면 수술적 절제를 우선 고려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간절제술, 담도절제술,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 등이 시행될 수 있다. 진행된 담관암의 경우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등 내과적 치료가 주요하며,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술 및 담관 스텐트 삽입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술로 담관암으로 인한 악성 담관 폐색을 개선하고 스텐트 유지 기간을 연장하며 종양을 직접 괴사시키는 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또한 담관암의 치료에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를 기존 항암 치료와 병합요법으로 활용하면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난치성 담관암 치료에 선택적 옵션으로 고려된다.
이재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관암은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불량해 종종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금연과 절주, 적절한 체중 유지,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담관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