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다양한 브랜드로 전문성 강화
할인경쟁 지양…내실다지기 나설것
면세점업계는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에도 불구,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 따이궁(代工·보따리상) 등의 발길이 현저히 줄면서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단연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곳이 바로 경복궁면세점이다.
“위기를 기회로”를 모토로 삼고 있는 김태훈 경복궁면세점 대표를 최근 서울 서교동 본사에서 만났다.
국내 중견면세점인 경복궁면세점은 2020년 말 엔타스 듀티프리(Entas dutyfree)에서 사명을 바꾼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정면돌파하고 최근 세를 확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청주공항 출국장 면세구역 △김해공항 입국장 증축구역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구역까지 신규 특허 3개를 취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구역은 중소·중견 면세점 특허 핵심 사업장으로 꼽힌다.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이곳의 연 매출은 600억 원 수준이다. 이외에도 경복궁면세점은 인천공항 터미널2 입국장 면세구역 특허 갱신과 인천공항 터미널1 입국장 면세구역 리뉴얼 공사도 진행했다. 경복궁면세점이 올 한 해 많은 성과를 낸 이유는 김태훈 대표의 리더십과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특허 3개 취득…불황속 눈부신 성과 = 무엇보다 중견기업인 경복궁면세점이 굵직한 신규 면세구역 특허를 3개나 획득한 것은 김 대표의 노련한 사업 전략이 한 몫을 했다. 경복궁면세점은 △브랜드 유치력 △맞춤형(타깃) 마케팅 △계속기업을 위한 노력 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기업 면세점의 주류·담배 사업권을 대신 운영하면서 인력을 흡수하고 이 과정을 통해 주류·담배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키우고 고객서비스의 연속성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면서 “그 결과 상품 브랜드 유치 능력에서 타사보다 우월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여행사 또는 기업체와 연계해 출장 고객이나 패키지, 개별 여행객 등에 차별화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팬데믹 당시 많은 면세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사업을 중단했지만 저희는 고용을 유지하고 오히려 사업을 확장하는 등 계속적인 노력을 한 점이 신규 면세 특허를 따내는 데 주효했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의 이처럼 과감한 사업 전략은 “위기를 기회로”라는 모토에 기반한다. 어떤 기업에 코로나19 팬데믹은 큰 위기였지만 경복궁면세점은 이를 내일을 준비하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여기에는 모기업인 엔타스그룹의 전폭적 지원도 있었다. 김 대표는 “팬데믹 기간 고용을 유지했던 것이 엔데믹 후 면세점 운영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보유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당시 엔타스그룹 본사에서도 대출, 그리고 자금 지원을 계속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1년 시내면세점을 철수하고 공항 면세점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결과 마케팅, 인력 측면에서 노하우를 쌓으면서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경복궁면세점은 엔데믹 직후 빠른 속도로 매출을 회복했다. 경복궁면세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237억 원이던 매출은 2022년 958억 원으로 1년 새 304.2% 뛰었다. 이어 작년에는 20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발생 전인 2019년 매출(788억 원)보다 무려 157% 성장한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 100억 원, 2023년 19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냈다. 매출과 이익구조의 개선 결과 인천공항, 김해공항, 청주공항 등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는 게 김 대표의 평가다.
◇면세시장 갈수록 치열…대기업과 차별화가 중요 = 김 대표는 올 한 해 2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김 대표가 8월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구역 특허를 땄을 당시 제시한 연매출 목표 2100억 원을 약 5% 초과한 수준이다.
김 대표는 “시내·온라인·기내 면세점과 대기업 면세점의 할인 경쟁, 환율상승 등 불확실성이 증가되고 있어 내년에는 면세 시장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매출목표 달성보다 더 중요한 건 대기업면세점과 다른 특색있는 상품구성과 마케팅·홍보 등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주공항 출국장 면세구역은 주로 주류·담배, 화장품, 기념품 등을 운영했지만 식품, 패션·잡화 상품을 보강하는 등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들로 재구성할 것”이라며 “김해공항 입국장 증축구역은 향후 항공 서비스 등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김해공항 입국장 본매장과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가장 최근 특허를 따낸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구역에 대한 타깃마케팅을 내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 김해공항 출국장 경복궁면세점은 임시매장 형태다. 이 구역은 내년 2월 정식 매장 형태로 운영된다. 김 대표는 “내년 초 본매장 오픈 후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모션을 기획 중에 있고 타 공항에서도 운영매장별,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마케팅 프로모션을 기획·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와 협력…면세 전문기업으로 성장 목표 = 경복궁면세점은 내년 사업의 무게 중심을 ‘면세업 전문성 강화’에 둘 방침이다. 업계의 할인 경쟁과 환율상승 등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내년 면세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김 대표는 내실다지기에 힘을 쏟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외적으로는 내년 인천공항공사 및 한국공항공사와의 온라인 스마트 면세점 오픈과 더불어 내적으로 전사적 자원관리(ERP) 통합시스템 고도화, 재고관리 고도화를 진행 중에 있다”며 “최근 시장침체에 따른 면세점 간의 단순한 할인경쟁보다 경복궁면세점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및 홍보, 프로모션 전략을 통해 고객 중심의 면세점으로 직접적 혜택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항면세점에만 집중하다보면 분명히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어떤 사업을 더 확대할지 등은 현재 고민 중이고 내년에 선택해야 할 문제인데 이를 위해서는 내실화 작업이 선행돼야한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경복궁면세점이 ‘위기를 기회로 실천한 회사’이지만 그 기회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또 사업의 한 영역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하고자 한다”며 “그간 중소·중견면세점으로서 한계가 있었던 다양한 브랜드 유치 등 면세 사업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확장하며 면세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한 해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