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는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경제에 저성장 그림자가 짙게 드리울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증가세가 본격 둔화하면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지속한다는 것이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은 12일 열린 '2025년 신용등급 전망' 세미나에서 "물가와 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찾지만, 고환율·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위험은 한풀 꺾였지만, 부동산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주택 규제 완화에 따른 일시적 수요 효과가 소멸하면서다.
부동산 주택종합매매가격지수는 올해 0%에서 내년 마이너스(-) 1%로 마이너스 전환이 예상됐다. 김 실장은 "주택 경기 부진, 가계부채 총량관리 정책, 절대적으로 높은 주택가격 수준 고려시 부동산 가격 약세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경제 성장 하방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국내 대통령 탄핵 불확실성도 또 하나의 경제 디스카운트(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기평은 내년 국내 경제가 1%대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내년은 금리인하 국면 진입으로 크레딧 채권 강세가 예상되지만, 신용위험 우려 업종이 많아 크레딧 금리 하락을 제약할 전망"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 세금 인하 등으로 물가·시장금리 재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산업 업종은 건설, 석유화학, 이차전지, 할부리스, 저축은행, 부동산신탁사가 제시됐다. 특히 건설, 석유화학, 할부리스, 저축은행은 2년 연속 '부정적' 전망을 유지한다는 예상이다. 내년 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은 조선 1개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