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임플란트 기업 이어 국내 자회사도 품 속으로…“해외법인 50개 목표”
오스템임플란트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치과 업계에서 초격차 실현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 매출 기준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으며, 해외 법인을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11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29일 개최한 이사회를 통해 임플란트 개발·제조 자회사인 탑플란 합병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양사 합병기일은 2025년 1월 1일이다. 존속회사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소멸회사인 탑플란의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고 합병 시 존속회사는 소멸회사의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 합병비율은 1:0으로 산정됐다.
탑플란은 오스템임플란트가 2017년 1월 설립한 자회사로, 임플란트와 골이식재를 비롯해 임플란트 시술 의료기기 등을 개발했다. 2020년부터는 수출도 시작했으며, 구강관리 제품과 치과 의료장비로 제품군을 넓혔다. 이번 합병으로 오스템임플란트 내 별도의 사업부서가 된다. 법인은 소멸하지만, 독자적인 브랜드를 유지하며 고용과 기존 고객을 유지할 계획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상반기에도 남미 시장에서 M&A를 성사시킨 바 있다. 올해 4월 브라질의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3위인 ‘임플라실 드 보르톨리(Implacil de Bortoli)’의 지분 100%를 8980만 달러(1283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자금은 오스템임플란트의 미국 법인 하이오센(Hiossen)의 잉여 현금으로 마련했다.
보르톨리는 브라질 탐보레(Tambore)와 캄부치(Cambuci) 지역에 2곳의 생산 시설을 둬 생산능력(CAPA)은 연간 910만 유닛에 달한다. 현지 물류센터도 5곳 운영해 1만3000여 곳의 고객사를 둔 알짜 기업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이를 고스란히 확보하면서 브라질 임플란트 시장에서 단숨에 3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북미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의 M&A설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올해 7월 오스템임플란트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임플란트 기업 ‘짐비(ZIMVIE)’를 인수하기 위해 최종 입찰을 제출하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짐비는 2022년 미국 의료기기 업체 짐머바이오멧홀딩스에서 분사한 임플란트 전문 기업으로 미국 이외에도 스위스, 중국 등에 진출해 있다.
다만 짐비 인수가 실제로 추진됐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외신들의 추정 보도가 있었지만, 회사 차원에서 인수 시도를 공식화하지 않았다”라며 “인수 의사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에 전적으로 달려있기 때문에 불확실하며, 확인해주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국내 치과 관련 기업 가운데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미 매출 기준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누적 매출은 98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임플란트 업계 2위 기업으로 꼽히는 덴티움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891억 원의 3배를 초과하는 수치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연간 매출 1조2083억 원을 올해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해외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현재 37개국에 공식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며, 제품이 수출되고 있는 곳은 약 100개국”이라며 “2026년까지 46개국에 50개 해외법인을 확보해 해외 매출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는 MBK파트너스가 UCK컨소시엄과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1~2차 공개매수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 96.1%를 확보하며 인수했다. 또 같은 해 8월 기업공개 16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