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치료하거나 유발하거나…양날의 검 ‘면역’

입력 2024-12-11 14:00수정 2024-12-1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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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부터 우리 몸 지키는 ‘면역’, 바이러스‧암세포 사멸에 효과적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면역세포 활용한 CAR-T 치료제 등 대표적
그러나 과하면 면역체계 무너져 류마티스 관절염‧아토피 등 원인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을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지키는 면역은 치료제의 핵심 기술로 사용된다. 면역세포를 활용하거나 면역을 촉진해 병을 치료한다. 면역을 잘 활용하면 치료제로 효과적이지만, 과하면 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약·바이오업계가 질병의 원인이자 치료 수단인 면역의 활성과 억제를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면역은 종양세포, 바이러스, 세균 등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한 작동 기전을 면역계라고 하며 외부 인자의 출입을 막거나 공격해 파괴한다. 면역계에는 세포·단백질·염증 반응 등이 있다.

면역계를 잘 활용하면 질병을 치료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암세포가 인체의 면역체계를 회피하지 못하게 하거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면역항암제가 대표적이다.

이중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자연살해(NK) 치료제가 면역세포를 활용한 치료제다. 이 치료제들은 환자 혈액에서 면역세포(T·NK)를 추출하고 유전자를 조작해 암세포를 더 잘 공격하게 만든다. 조작한 면역세포를 배양해 다시 환자 몸속에 넣으면 암세포를 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한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도 확실해 ‘꿈의 치료제’라고 불린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CAR-T 치료제는 6개이며 국내에서는 큐로셀과 앱클론이 개발 중이다.

또 암세포가 면역세포 공격을 피하지 못하게 하는 면역관문억제제와 면역세포의 활성화와 증식을 촉진하는 사이토카인을 활용한 치료제도 있다. 면역관문억제제에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머크의 키트루다를 비롯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여보이 등이 있다. 사이토카인에는 인터루킨, 인터페론, 종양괴사인자 등이 있으며, 이를 활용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반대로 오히려 면역계가 과발현되면 우리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면역계의 균형이 깨지면 병원체가 아닌 우리 몸을 공격하게 되고, 체내 면역세포를 통해 조직 손상을 억제하고 감염체를 제거하는 염증이 지속되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

과도한 염증이 소화기계에 발생하면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관절에 나타나면 류마티스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이 나타난다. 피부에는 아토피, 건선 등이 발생한다.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과도하고 지속적인 염증성 질환의 치료를 위해 면역억제제가 사용된다.

면역억제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 활성을 줄이거나 억제하는 약이다. 스테로이드제, 세포증식 억제제, 항체 제제, 종양괴사인자 저해제 등이 있다. 이들은 면역세포 능력을 낮추거나 세포의 분화와 증식을 억제하거나 염증 신호를 보내지 못하게 해 면역체계를 억제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애브비 휴미라, 로슈 악템라, 존슨앤드존슨 스텔라라 등이 대표적이며 바이오시밀러로도 개발이 활발하다.

면역이 질병 발병과 치료에 영향을 미친 만큼 관련 시장도 크다. 휴미라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 연속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했고,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지난해 1위에 올랐다. 또 최근 인수합병된 대부분 기업도 자가면역에 집중된 만큼 자가면역 치료제 시장의 주목도는 꾸준히 상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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