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석유公 감사결과 반박에 '발끈'

한국석유공사가 20일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반박성 해명자료를 내자 감사원이 "광구탐사 사업평가 자체가 엉터리였다"면서 발끈하고 나섰다.

감사원은 이날 한국석유공사가 콜롬비아 석유광구 탐사사업과 관련 "콜롬비아 정부에 15%만 분배해도 낙찰(단독입찰)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919만달러(약 365억원)를 더 많이 지급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석유공사는 CPO3광구탐사의 사업성을 평가함에 있어 기술사업부가 평가한 성공활률을 25%에서 35%로 임의로 상향조정해 사업성이 부실한 사업을 그럴듯한 사업으로 뒤바꾼 것으로 드러나 감사원이 해당 사업팀의 징계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반박성 해명자료를 내고 "감사원의 지적은 내용상의 문제가 아닌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유공사는 원유탐사의 성공확률의 변경한 이유에 대해 "당초 석유공사 기술평가부는 광구에 1개의 유망구조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25%의 성공확률이 나온 것"이라며 "광구내에 유망구조가 5개나 존재해 성공확률을 36%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또 "성공확률을 상향 조정한 구체적인 근거를 감사원 감사 당시 이미 제출했다"면서 절차상의 문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이같은 사업평가 결과를 사업평가 담당자들간에 토론을 통해 단 하루 만에 뒤바꾼 것이며, 감사당당관에게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의 해당 감사관은 "석유공사의 주장은 당시에도 이미 소명을 통해 반영이 된 사항"이라면서 "석유공사가 성공확률을 상향 조정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한 게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이같이 중요한 사업의 평가결과를 자기들(사업관계자)끼리 토론을 거쳐 하루 만에 뒤바꾼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면서 내용과 절차상에서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감사원은 특히 감사결과에 대해 피감사기관이 근거없는 주장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에 대해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다른 감사원 관계자는 "피감사기관이 감사 결과에 대해 소명을 자청하는 경우는 있으나 이처럼 근거가 희박한 내용으로 언론사에 해명자료를 내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석유공사의 경우 광구탐사 건은 이번에 지적받은 10여가지 문제점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석유공사의 반박에 어이없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