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도 한국 주식시장 투자의견 중립→비중축소로 입장 바꿔
CLSA "내년 한국주식 익스포저(노출액) 줄여라…매도시점 앞당겨"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수출 둔화 등으로 암울한 한국 경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추가 리스크까지 안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주식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 서둘러 매도하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수출 둔화와 D램 가격 하락이 이어지며 한국 기업의 실적 하향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다"며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펀더멘털(기초여건)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내년도 한국 경제에 대해 "다른 지역보다 강달러와 높은 장기 금리, 관세 불확실성 등의 역풍에 더 많이 노출돼 있어 거시경제 환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비상계엄령 발령과 탄핵정국에 따른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리스크가 한국의 밸류에이션 디레이팅(평가절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또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매도)'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불확실한 정책 환경을 고려할 때 탄핵 가능성과 대통령 교체가 경제 전망에 대한 가계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면서 "내수·투자 활동의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즈 역시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강한 반발로 인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도 예산 승인이 지연될 위험이 있고, 이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내수 회복에 잠재적인 하방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에 대해서도 "한국 원화는 아시아에서 '트럼프 관세'에 가장 취약한 통화 중 하나"라며 "한국의 불확실성은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줘 결과적으로 원화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당분간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홍콩계 CLSA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 주식이 반갑지 않은 정치 리스크를 부담하게 됐다"며 "내년 전망에서 한국 주식에 대한 익스포저(노출액)를 크게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 조정을 며칠 더 앞당긴다"고 밝혔다. 이는 곧 한국 주식을 서둘러 팔아치우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