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변화' SK그룹, 조직개편은 AIㆍDT 방점

입력 2024-12-05 17:13수정 2024-12-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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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 (자료제공=SK하이닉스)

SK그룹은 5일 단행한 인사를 통해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다. 승진 인사 규모는 예년보다 축소하면서도 최태원 그룹 회장이 올 한 해 강조해 온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특히 또 AI반도체 글로벌 1위로 자리매김한 SK하이닉스의 ‘혁신 DNA’ 전파에 나서는 동시에 기술통을 전면배치하며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SK는 안정 속 변화와 함께 ‘기술·현장·글로벌’ 키워드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핵심 경쟁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공정, 생산라인 등 현장을 중심으로 한 깊은 기술 이해를 바탕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게 그룹 성장을 위한 핵심이라고 본 것이다.

이번에 승진한 안현 SK하이닉스 사장이 대표적이다. 안 사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D램 및 낸드 기술 경쟁력을 제고할 예정이다.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된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은 재무와 전략 설계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그룹 내 제조 역량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 사장은 2020년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을 맡아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세우고 사업 고도화를 이끌었다.

외부 기술 전문가도 영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기관(ARPA_E) 출신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하며 미래기술 확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김 신임 CTO는 미국 에너지부의 50여 개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기술·현장형 인사를 전진 배치하는 기조는 10월 단행된 조기 인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0월 김종화 SK에너지 사장,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 이상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등 이공계 출신 최고경영자(CEO) 3명을 선임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을 제조총괄로 선임하며 ‘하이닉스 DNA’를 이식받는다. 피 본부장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 실장 등을 담당하며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소재·부품 국산화를 이끈 성과를 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신규 임원 33명 중 70%를 차세대 반도체 개발 기술 분야에 선임함으로써 근원적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그룹 캐시카우인 만큼, 과감한 승진 인사를 통해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신설한 개발총괄을 통해 D램과 낸드, 솔루션 등 모든 메모리 제품의 개발 역량을 결집했다. 이곳에서는 AI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해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에 관한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이와 동시에 메모리 전공정과 후공정의 양산을 총괄하는 양산총괄을 신설해 생산기술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르네상스 원년으로 삼았던 올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AI 반도체 등 미래 기술과 시장을 지속 선도하기 위한 ‘강한 원팀’ 체제 구축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번 SK그룹 조직개편에서는 AI와 디지털전환(DT)이 핵심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글로벌위원회 산하에 있는 AI·DT 태스크포스(TF)를 확대했다. 또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맡고있는 AI TF는 AI 추진단으로 확대하고,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도 신설한다.

이 외에도 그룹 전반의 AI 역량 결집을 위한 AI R&D센터를 SK텔레콤 주도로 신설하고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도 나선다. SK㈜는 CEO 직속으로 ‘AI혁신담당’ 조직을 신설해 성장 사업 발굴에 나선다.

또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기존의 8개 위원회 체제를 유지하며 계열사 현장으로 인력을 전진 배치했다. 이를 통해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기업문화 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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