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TF 시장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38.08%) △미래에셋자산운용(36.45%) △KB자산운용(7.58%) △한국투자신탁운용(7.28%) △신한자산운용(3.15%) 등 순이다. 연초 △삼성자산운용(40.22%) △미래에셋자산운용(37.01%) △KB자산운용(7.92%) △한국투자신탁운용(4.89%) △한화자산운용(2.42%) 등 순이던 것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각 회사로 더 잘게 분산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양상이다.
이 중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우석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의 임기가 12월 13일까진데, 사실상 연임에 실패한 셈이다. 이에 주주총회와 이사회 후 김 내정자가 공식 선임되면, 2021년부터 삼성자산운용을 이끌던 서 대표는 고문으로 자리를 이동할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삼성자산운용의 수장은 삼성생명 출신이 맡아왔다. 반면 서 대표는 미국 주요 투자은행과 삼성증권을 거쳐온 예외적 인물이었다. 심지어 실적 성장 등에 힘입어 2022년에는 연임에 성공해 이목이 쏠리기도 했지만, 올해는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지면서 연임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에 앞서 올해 수장 교체는 한화자산운용이 물꼬를 텄다. 9월에 권희백 전 한화자산운용 대표에서 당시 경영총괄을 맡고 있던 김종호 대표로 수장이 교체돼서다. 권 전 대표의 임기가 6개월가량 남았었지만, CEO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ETF 시장 점유율 확보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은 대신, 김 대표를 필두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이다.
두 운용사의 수장 교체가 포착되면서 다른 운용사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우선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는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NH아문디자산운용이 타깃데이트펀드(TDF) 부문에서는 성과가 두드러졌지만, ETF 성과가 부진해 업계는 임 대표의 연임보단 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기준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1%대에 그친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도 임기가 내년 3월까지로, 교체와 연임 가능성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이 올해 고속 성장하면서 자산운용업계는 사실상 배 대표의 연임 확정을 전망하고 있다. 현재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점유율은 7.28%로, 점유율 3위(7.58%)를 추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외 당장 CEO의 임기 만료를 앞두지 않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은 수장 교체 가능성이 낮다.
ETF 점유율 경쟁이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수장 교체뿐 아니라 ETF 본부장급 변동도 거론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름에도 자산운용사 간 본부장급 인력 이동이 크게 있었다”며 “반년이 지난 지금, 회사별 성과에 따라 ETF 헤드 교체를 통해 새판을 짜려는 곳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NH아문디자산운용은 최근 새 ETF 본부장을 찾아 나선 결과, ETF투자본부장 자리가 기존 김현빈 본부장에서 김승철 패시브솔루션 본부장으로 변경됐다. 최근 삼성자산운용도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또 김성훈 전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사임 후, 최근 iM에셋자산운용으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