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 큐로셀·앱클론 개발에 박차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국내 기업들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AR-T 세포치료는 환자의 혈류에서 세포를 추출한 후 암세포 내 특정 단백질에 결합하는 CAR을 T세포에 발현시켜 CAR-T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투여함으로써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표적화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특정 암세포만 공격하는 특성이 있으며, 단 한 번의 투약으로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높은 치료 비용과 복잡한 제조 공정으로 환자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MarketandMarket)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CAR-T 치료제 시장은 5조 원(37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9년까지 연평균 39.6% 증가해 41조 원(290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AR-T 치료제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암 유병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2000만 건의 새로운 암 진단 사례가 보고됐으며 970만 건의 암 관련 사망자가 발생했다. 통계적으로 약 5분의 1의 인구가 암에 걸린다. 2050년까지 연간 3500만 건의 암 진단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성장에 관련 연구도 한창이다. 현재까지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CAR-T 치료제 연구가 대다수이나,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류머티스학회(ACR)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CAR-T 치료제는 길리어드의 ‘예스카타(Yescarta)’로 약 15억 달러(2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 존슨앤드존슨의 ‘카빅티(Carvykti)’,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베크마(Abecma)’ 등은 3억6000만 달러(5000억 원)에서 5억1000만 달러(7000억 원) 사이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허가된 CAR-T 치료제는 현재 기준 킴리아(2021년)와 카빅티(2023년) 두 종류다. 킴리아는 1회 투약 비용이 3억60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약물이지만 2022년 3월 건강보험급여 적용으로 환자 부담은 600만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비싼 가격으로 인해 CAR-T 치료제가 환자들에게 실제로 사용되려면 보험 급여가 필수적이다. 카빅티는 아직 비급여 상태다.
국내 기업으로 큐로셀과 앱클론이 CAR-T 치료제 개발에 도전장을 내고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큐로셀은 CD19 표적 CAR-T 치료제 ‘안발셀(CRC01)’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 환자 임상 2상을 작년 10월 마쳤다. 안발셀은 임상에서 완전관해율(CRR) 67.1%를 기록하며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달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신 홍반성 루푸스에 대한 개인별 환자 대상 치료목적 의약품으로 사용 승인을 받아, 국내 1호 CAR-T포치료제 가능성을 높였다. 큐로셀은 내년 상반기 안발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앱클론은 CAR-T 치료제 ‘AT101’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국제학술대회(ICBMT 2023)에서 임상 1상 결과 완전관해율(CRR) 75%를 기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AT101에 대해 미국에서 2022년 h1218 항체를 이용한 CAR-T 치료제 관련 특허를 받았고, 올해 9월에는 항체를 포함해 AT101 구성요소를 총괄하는 내용의 분할특허를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