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 바이클로, 8년만에 다시 LS네트웍스 품으로

입력 2024-11-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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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네트웍스가 2016년 물적분할해 신설한 자전거 및 부품 판매기업 바이클로가 8년 만에 다시 LS네트웍스에 합쳐진다. 비용절감과 사업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네트웍스는 지분 100%를 보유한 종속회사 바이클로를 무증자 합병방식으로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1:0으로 산정했다. 회사 측은 “양사가 보유한 사업역량과 경영자원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비용절감을 통한 사업효율성을 달성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바이클로는 자전거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6년 LS네트웍스에서 물적 분할했다. 분할설립 이후 바이클로의 수익성은 지속해서 악화했다. 분할 첫해 57억2000만 원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78억4500만 원으로 늘었지만, 이후 지속 하락해 2022년 24억8900만 원, 2023년 16억3600만 원으로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17억1900만 원 기록한 뒤 지난해 -10억4300만 원까지 8년 연속 만성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는 3분기 누적기준 매출 22억2600만 원, 당기순이익 -16억4100만 원을 거뒀다.

LS네트웍스는 당초 바이클로를 분할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그러나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 등에 시장점유율이 밀렸다. 고성능 자전거를 앞세운 수입 브랜드의 점유율 확대도 경쟁을 심화시켰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급증했던 자전거 수요가 엔데믹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점도 바이클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중저가 생활자전거 수요는 공유 모빌리티(따릉이 등)에 흡수됐다. 계절적 변수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전거 사업은 기온이 온화한 3월부터 10월까지가 성수기고, 11월부터 2월까지는 추운 날씨 등으로 비수기로 분류된다.

바이클로가 LS그룹에서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룹 회장직을 수행한 구자열 LS그룹 의장은 2009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구 의장의 ‘자전거 경영 철학’은 재계에 유명하다. 구 의장은 회장 시절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용산 LS타워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했을 정도로 소문난 자전거광으로도 유명하다. 2002년 ‘트랜스알프스 산악자전거대회’에 참가, 독일에서 출발해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에 이르는 8박 9일 거리를 완주하기도 했다. 그는 자전거 사랑을 경영에도 접목해 “경영도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고 오르막이 닥치면 힘이 들지만 이겨내면 반드시 내리막이란 보상이 있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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