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ㆍ우 전쟁 격화…미국, 러시아 금융사 무더기 제재

입력 2024-11-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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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3대 은행, 가스프롬방크 포함 118개 단체‧개인
“가스프롬방크, 군인 급여지급‧군사 결제 주요 창구”
러 자체 개발 결제 시스템 참여 금융기관도 제재 가능

▲러시아 최대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스프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신형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전쟁 긴장감이 극대화하자 미국이 러시아 금융기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했다. 특히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은행인 가스프롬방크도 제재 대상에 포함해 금융시장에서의 고립을 가속화했다. 가스프롬방크는 러시아의 군사 자금 조달 등의 주요 창구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는 이날 가스프롬방크를 포함한 러시아 은행 50여개와 러시아 증권 등기소 40여곳, 그리고 15명의 러시아 금융 관료 등 총 118개 단체와 개인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가 미국 제재를 피해 군사 자금을 조달하고 장비를 갖추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가스프롬방크와 자회사들에 제재가 가해지면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가스프롬방크는 러시아가 전쟁을 위해 군사 장비를 구매하고 결제하는 주요 통로이자, 러시아 정부가 군인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데도 사용되는 창구다. 가스프롬방크는 러시아 최대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스프롬의 자회사다.

미국은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할 뿐 아니라 글로벌 가격 혼란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제재를 자제해왔다. 가스프롬방크는 러시아와 유럽 각국 간 천연가스 거래 결제가 이뤄지는 은행이다. 다만 현재 유럽의 천연가스 수입에서 러시아산 점유율이 18% 정도로 줄어든 데다 이미 러시아의 공급 중단 충격파는 2022년 정점을 찍었다고 AP는 지적했다.

미 재무부도 이에 가스프롬방크 제재로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보다 러시아의 군사 관련 거래를 제한해 압박하는 효과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캐나다 등은 가스프롬방크에 이미 제재를 내렸다.

옐런 장관은 “러시아가 광범위한 추가 제재를 피해 군대에 자금을 지원하고, 무기를 갖추는 일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의 불법적이고 무분별한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가 사용하는 모든 금융 채널에 대해 계속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미 재무부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독자 지급결제 시스템인 SPFS(System for Transfer of Financial Messages)에 참여하는 해외 금융기관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제재는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와중에 이뤄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을 대응하는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사용을 허용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는 물론 공대지 순항 미사일 영국산 ‘스톰섀도’로 공격하자마자 러시아도 신형 미사일로 반격하면서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4000개 이상의 기업과 개인을 제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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