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김·광천김 매물로...수출 성장성이 매력
원초 확보·수익성·원가 변동성은 과제
“품질·물류·글로벌 확장이 M&A 성패 갈라”

한국 김의 미래 성장성이 커지면서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김 제조 기업이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안정적인 생산이 숙제지만, K푸드 열풍에 따른 해외 수요 증가로 매력적인 매물이 됐기 때문이다. K푸드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선 정부가 조미김을 유일하게 ‘무관세 품목’으로 지정한 것도 한몫을 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은 성경식품(성경김 제조사)과 광천김이다. 두 곳 모두 수출 성장세와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원매자(인수희망기업)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양사의 기업 가치 재조정이 필요하며, 실제 거래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경식품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2017년 1510억 원에 인수한 뒤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유통채널을 확대하는 등 규모를 키워왔다. 사업 구조를 개편하면서 매출이 늘었고 해외 매출 비중도 커졌지만, 수익성은 제자리걸음이란 한계가 있다. 지난해 매출은 12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 줄었다. 어펄마캐피탈은 인수 7년 차인 지난해 M&A 시장에 성경식품을 내놨다. 당시 삼천리그룹과 농심 등이 관심을 가졌지만 거래는 불발됐다. 그러나 최근 다시 삼천리그룹이 성경식품의 우선협상매수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최종 결정을 위한 실사 등이 진행됐다. 현재 매각가는 2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삼천리그룹의 이번주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가스 등 에너지가 주사업인 삼천리그룹은 식음료(F&B) 사업까지 확장 중이다. 계열사 SL&C를 통해 중식 프랜차이즈 ‘차이797’·‘호우섬’, 한식 프랜차이즈 ‘정육점’, ‘서리재’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1위 김 제조사인 광천김도 M&A 시장에 등장했다. 1970년 백제물산으로 시작한 광천김은 원재료 매입부터 생산, 유통까지 김 생산 밸류체인을 업계 최초로 수직계열화했다. 삼일PwC가 매각주관사로서 경영권 매각과 투자 유치 등을 폭넓게 고려 중이다. 광천김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어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매각 희망가를 3000억~4000억 원으로 제시해 적절한 원매자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광천김도 글로벌 시장에서 김 스낵과 김밥 등의 인기로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지만, 대내외 변수에 따른 마진 불확실성 우려 불식이 필요하다.
김 산업은 원재료(물김·양식), 포장재, 식용유, 물류, 해외 인증비용 등 원가 변동성이 매우 큰 업종이다. 환율 변동과 검역 기준 강화, 물류비 상승은 즉각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김 제조업계 관계자는 “김이 해외 주목을 더 많이 받게 되면서 M&A 시장에서도 고려할 것은 한정된 내수 시장을 넘어 수출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느냐”라며 “이상 기후로 원초 확보가 어렵다보니, 사업적 관점에서는 국가별 취향에 따라 맛과 제품 유형은 물론 제조 환경 등을 차별화할 역량이 되는지, 물류·품질 관리가 잘 되는지 등이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