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본법’ 연내 통과 청신호…韓, AI 경쟁력 높아지려면

연내 ‘AI 기본법’ 제정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다소 뒤처져있던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법안소위에서 AI 기본법으로 상정된 20여 개 법안을 병합 심사한 뒤 통과시켰다. 이르면 27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길 예정이다. 연내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AI 산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AI 기본법은 AI 산업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법안 소위에서는 기존 논의에서 빠졌던 금지 AI 규정을 제외했다. 글로벌 AI 전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로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U법에서는 금지되는 AI의 범위를 규정하지만 AI 기본법에서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을 반영해 사전 금지 조항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고영향 AI에 대한 사업자 책임이 명확해졌다. 고영향 AI란 사람의 생명, 신체 안전, 기본권 보호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를 가리킨다. ‘고위험 AI’가 고영향 AI로 대체된 것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고위험 AI’의 정의를 명확하게 해 규제로 작용하지 않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AI로 영향을 받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다는 법의 목적에 맞게 수정된 것이다.

기업들은 자사의 서비스가 고영향 AI에 해당하는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확인·요청할 수 있게 됐다. 사업자가 고영향 AI에 대한 정보를 이용자에게 고지하지 않거나 정부의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을 시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업계에서는 AI 기본법이 AI의 산업의 발전을 촉진시키면서 AI의 위험은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자칫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진흥과 통제에 대한 균형이 잘 맞춰졌고, 고영향 인공지능에 대한 법적 정의가 명확해지면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해결됐다”면서도 “(이에 대한) 처벌까지 마련되는 건 기술의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영향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처벌 명시는 신속한 기술 발전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미국이 ‘AI 맨해튼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제야 AI 기본법을 입법하려는 우리나라가 AI경쟁력을 갖추려면 AI 기본법이 규제가 아닌 진흥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AI 규제를 완화하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기술 독점이 심화할 것으로 보이면서다. 9월 영국 토터스미디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AI 국가 경쟁력 순위는 1위 미국, 2위 중국, 3위 싱가포르, 4위 영국, 5위 프랑스, 6위 한국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