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관계 추가 확인 필요 판단…내년 중 제재여부 나올 듯
공정거래위원회는 4개 시중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의 거래 조건 담합건에 대해 재심사명령을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전날 열린 전원회의 심의 결과다. 공정위 심사관 및 피심인들 주장과 관련한 사실 관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이다.
안병훈 공정위 심판관리관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선 말할 순 없다"면서도 "양측이 새롭게 주장하는 것들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확인한 후에 다시 한 번 재심의해 결정해 보자는 취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정위 심사관은 올해 1월 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의 담합 행위에 대한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이들 은행이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담보대출 업무를 하면서 거래조건을 짬짜미해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는 내용이 담겨진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들이 물건별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에 필요한 세부 정보들을 공유하면서 고객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대출 조건이 설정되지 않도록 담합을 했다는 것이다.
심사보고서에는 4대 법인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 의견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담합 사건이 재심사 명령을 받음에 따라 사건처리 절차가 새로 이뤄지게 된다.
안 관리관은 "기존에 받았던 자료 또는 진술들을 활용하거나 새롭게 더 받을 수 있다. 그런 다음에 조사가 마무리되면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피심인에게 전달되고,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재심사 명령을 받은 사건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전례가 있냐는 질문에는 "그럴 수 있고, 아닐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재심사 명령 사례에서 삼표의 부당지원행위 건이 과징금 조치를 받았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해당 사건의 추가 사실을 확인한 후 신속히 전원회의 안건으로 재상정할 예정이다. 다만 전원회의 재심의 시기는 이론적으로 연내는 힘들고 내년 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