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재무현황 발표...“총자산 139조…부동산·가용예금 71.4억원”
“롯데케미칼도 유동성 충분”
롯데그룹이 부동산과 가용예금만 71조 원에 달한다며 최근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롯데지주는 21일 ‘롯데그룹 재무구조 현황 및 개선 계획’ 자료를 통해 “10월 기준 총 자산은 139조 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 원에 달한다”면서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10월 평가 기준 56조 원,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도 15조4000억 원 보유하는 등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가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그룹 내 재무구조를 설명한 건 이례적이다. 최근 롯데가 12월 초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중지)을 선언할 것이라는 내용의 루머가 돌았을 때에도 롯데그룹의 대응은 “사실무근”이라는 해명 공시 뿐이었기 때문이다.
롯데지주는 이번 자료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이슈와 관련한 유동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룹 유동성 위기 루머에 해명공시를 냈음에도 이어 롯데케미칼 회사채 재무특약 위반까지 불거지자 롯데지주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2013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 원인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원인사유는 9월 말 기준 ‘3개년 누적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사채관리계약상 유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생겼다.
롯데지주는 “2018년 이후 화학산업은 신규 증설 누적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수급이 악화되고 중국의 자급률 향상에 따라 손익이 저하돼 롯데케미칼이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미준수 하게 됐다”며 “관련 조항은 최근 발행한 회사채에는 삭제된 조항으로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주 중 사채권자 집회 소집공고 및 내달 중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통해 특약 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번 현안은 최근 석유화학 업황 치체로 인한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저하로 인해 발생한 상황”이라면서 “회사(롯데케미칼)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롯데지주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 계획도 내놨다. 그룹 전반에 걸쳐 자산 효율화 작업 및 수익성 중심 경영을 추진하는 게 핵심이다.
롯데지주는 “그룹 계열사들과 원활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고 필요 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