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음원 공룡' 본격 상륙…韓 음원플랫폼, 안방 내줄 위기에 몰렸다

입력 2024-11-21 05: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자본력 앞세운 글로벌 스트리밍
1년새 비중 42%로 대폭 늘어
'음악=공짜' 인식 무료이용 급증
토종업체 차별화된 경쟁력 부족
정부는 불공정 행위 제재도 안해

국내 음원 플랫폼이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등판하며 국내 안방까지 내줄 위기에 몰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과 스포티파이의 약진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 36.8%를 차지했던 외국 음원 앱의 비중은 1년 사이 42.3%로 대폭 증가했다.

1년 사이 해외 음원 앱인 유튜브 뮤직(59만 명), 스포티파이(56만 명), 사운드클라우드(1만9000명)의 이용자가 증가한 반면 멜론(47만 명), 지니뮤직(42만 명), 플로(16만 명), 네이버 바이브(27만 명)는 일제히 이용자가 감소했다.

음원 서비스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기 어려운 만큼 가격에 이용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음악산업백서’ 보고서에 따르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변경한 이유 중 ‘이용 요금이 비싸서’가 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핸드폰 통신사 이동으로 음원사이트 제휴 서비스도 변경돼서(11.1%)’, ‘원하는 음악이 많지 않아서(10.8%)’, ‘이벤트 혜택을 위해(10.5%) 등이 이었다.

실제 유튜브 뮤직이 국내에서 두각을 나타낸 시기는 유튜브가 유튜브 뮤직을 ‘끼워팔기’ 한 이후다. 유튜브는 2020년 9월부터 유료 멤버십인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들에게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제공했다. 멜론의 월 스트리밍 이용요금이 약 1만900원임을 감안하면 1만4900원에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이 가성비가 높다는 게 이용자들의 반응이었다. 여기에 스포티파이가 지난달 10일 무료 멤버십 요금제 스포티파이 프리까지 출시하자 이용자들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로 대거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를 시작한 이후 ‘음악=공짜’라는 인식도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용자들은 가장 큰 이유로 ‘무료로 이용 가능해서(89%)’를 꼽았다.

정부가 불공정 행위를 바로 잡지 못하는 사이 토종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2월 유튜브프리미엄의 유튜브뮤직 끼워팔기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본사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1년 9개월동안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음원 공룡과 경쟁하기 위해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저작권료를 차등하게 지급하고 있는 역차별적 요소부터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음원 저작권료 징수 규정을 변경해 음원 창작자의 수익배분률을 상향조정하면서 국내 음원업체의 저작권료 부담은 늘었지만 '유튜브 뮤직은 음악 전문 서비스가 아니다'라는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저작권료 추가 지급 의무를 지지 않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