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종장기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유전자 10개를 변형한 형질전환 돼지를 개발하고, 돼지의 장기를 영장류에 이식해 6개월 이상 생존하는 등 여러 연구에서 성과가 나타났다. 이종이식 연구 선진국인 미국과의 격차도 좁혔단 의견이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ATW 2024 & 이종이식 기자간담회’에서 “이종이식 분야에서 우리보다 10년 이상 앞선 미국을 거의 따라잡았다”며 “회사 내부에서 차세대 버전 개발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이식학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간담회는 국내외 이종장기 이식 현황을 살펴보고 산업 발전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익진 대한이종이식 연구회 회장(건국대학병원 외과 교수), 권복규 이화여대 교수, 김현일 옵티팜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종장기 이식은 인간이 아닌 돼지, 원숭이 등 다른 생물의 장기나 조직, 세포 등을 이식하는 의학적 수술이다. 국내에서는 옵티팜이 이종장기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7월 돼지 신장을 원숭이에 이식해 국내 최장(221일) 기록을 세웠고, 올해는 형질전환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영장류가 217일 생존했다.
옵티팜은 충북 오송의 원균제어시설(DPF)에서 형질전환 돼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돼지 100두를 보유·관리할 수 있다. 돼지를 출산하고 보살펴 일정 기간 성장하도록 돕고, 성장 후 사육실에서 지내도록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병원균 차단이다. 국내에서는 DPF 시설 구축을 위해 바이러스와 세균이 감염되지 않도록 148종의 질병을 검사한다.
김 대표는 “우리는 환자에게 이종장기를 이식할 계획도 있어 돼지를 깨끗이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148종의 질병을 검사해야 하는데, 시설이 중요하다. 지난해 50억 원을 투자해 첨단 수술실을 만드는 등 높은 수준의 DPF 돼지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옵티팜은 현재 국책 과제인 이종장기 사업을 국방부 및 보건복지부와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기술력을 키워 인간에 이종장기를 이식하는 것을 성공하겠단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전 세계서 유일하게 형질전환 돼지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국가다. 유전자 10개를 변형한 형질 전환 돼지를 개발하며 국제 경쟁력이 생겼다”며 “향후 세계 최초로 12개 유전자가 편집된 동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종이식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