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업계 구조조정 바람... ‘돈 되는 사업’ 선택과 집중

방송·통신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통신 사업자는 ‘돈 되는 사업’으로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방송 사업자는 비용 절감으로 업황 악화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인한 코드커팅(유료방송 해지)이 야기한 유료방송업계 한파가 매섭다는 분석이다.

10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만 50세 이상 직원 또는 근속연수 10년 이상이다. 퇴직위로금은 2년 치 연봉으로, 퇴직성과급은 올해 연봉의 11.8%로 책정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 사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희망자를 대상으로 퇴직프로그램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신청은 18일까지 받는다.

국내 케이블TV 중 매출 1위 사업자인 LG헬로비전의 구조조정은 지속하는 실적 악화와 맞물려 있다. LG헬로비전의 영업이익은 3분기 기준 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7% 감소했다. 방송·통신 시장 침체로 인한 결과라는 게 LG헬로비전 측의 설명이다.

이민형 최고채무책임자(CFO)는 “3분기는 가입자 기반 홈 사업에서 성과를 보이고, 렌탈·교육 등 신사업 성장으로 영업수익(매출)이 늘었지만, 홈쇼핑 및 신규사업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악화했다”며 “잔여기간 경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반면, KT는 인공지능·정보통신(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인적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KT 넷코어’와 ‘KT P&M’ 자회사 두 곳을 신설해 약 1700명 인원을 재배치했다. 또, 2800여 명의 특별희망퇴직도 시행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방송에서 “AICT 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것”이라며 “빅테크가 과감히 혁신해 성장하는 동안 국내외 통신사는 십수 년 간 지속해서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며 구조조정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KT는 올해 3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 46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올랐다. KT는 “영업이익은 임금협상에 따른 비용이 올해 2분기에 조기 반영된 영향으로 성장했다”고 했다. 매출액은 6조65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줄었다.

방송과 통신의 대조된 시장 상황에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LG헬로비전의 구조조정에 대해 “대상자인 근속연수 10년 이상은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이 많다”며 “업계가 워낙 안 좋다 보니 2년 치 연봉을 받고 나가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LG헬로비전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KT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 간 갈등을 겪었다. 자회사 신설 및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전출 압박이 있었단 이유에서다. 이에 김 대표가 직접 임직원 대상 사내방송에서 "최근 회자된 불미스러운 사례에 대해 최고경영자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의 구조조정은 필요했다”며 “비대해진 몸집을 줄여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