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여파, ‘환율 1400원 시대’ 뉴노멀 본격화하나

입력 2024-11-07 14:49수정 2024-11-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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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가 모두 1300원대서 형성…1350원 이상 종가 횟수, 109거래일
트럼프 후보 당선 후 2년 만에 개장가 1400원대 진입
전문가들 ‘1달러=1400원’ 뉴노멀은 신중…“뉴노멀 아닌 패닉·이례적”

강달러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400원대에 진입하면서 ‘1달러=1400원, 뉴노멀 시대’ 해석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노멀’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1.1원으로 장을 시작하고, 개장 직후 1404.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개장가가 1400원대에 진입한 것과 장중 고점은 2022년 11월 7일 개장가 1411원, 같은날 1413.5원 이후 2년 만이다. 이후 상승폭을 축소하며 장 마감까지 1396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강달러 기조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1달러=1400원’의 뉴노멀 시대 진입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모두 1300원대에서 이뤄졌다. 1350원대 이상에서 종가를 기록한 경우도 109거래일로, 3개월을 넘는다. 외환시장 개방으로 7월 1일부터 익일 오전 2시까지 거래시간이 연장된 이후에도 종가는 모두 1300원대에 머물렀다. 거의 1년간 환율 종가가 1200원대로 내려앉지 않으면서 1300원대를 지나 1400원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 것이다.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3.37포인트(0.52%) 내린 2563.51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50포인트(1.13%) 하락한 743.31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15시30분) 기준 전일 대비 17.6원 오른 1396.2원을 기록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면서 ‘뉴노멀’이란 진단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거의 10년 이상을 1130~1150원이 베이스 스탠다드이고, 통상적으로 위기가 오면 1200원 위로 올라간다는 게 굳어져 있었는데, 2021년부터 환율이 오르면서 1300원대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한 2년 정도 걸렸다”며 “1400원이 뉴노멀이 되려면 이 레벨에서 환율이 유지되는 사례가 있어야 한다. 1400원은 뉴노멀이 아닌 패닉의 레벨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최근 10년, 20년 추이를 보면 1050~1250원이고, 이 구간을 적정 환율이라고 보고 있다”며 “올해 1300원대에서 등락을 했던 것은 장기 평균으로 봤을 때 이례적인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1400원을 뉴노멀이라고 논하는 것은 과대 해석한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최근 1~2년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머문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이 있는데, 최근 미국이 ‘피벗(정책 전환)’으로 금리 인하에 들어선 만큼 달러 강세 기조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승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은 국내 외환 수급 요인도 아니고 미 달러화 흐름”이라며 “미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줬던 정치적인 불확실성은 일단 일단락됐고 그다음에 통화정책 흐름은 최소 2~3년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서 머물 필요가 있을지는 살펴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뉴노멀을 형성할 정도의 구조적인 경제 흐름의 변화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이란과 이스라엘 중동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다른 통화와 별개로 원화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을지 이런 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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