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급 이상 직군 중 여성 비율 19.5%로 확대 등 비중↑
최대주주 임상민 부사장, 임세령 부회장 등 3세 경영 안착
청정원과 미원, 종가집김치 등으로 유명한 대상그룹의 정규직원 수가 3년째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인력감축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채용 규모는 감소했지만 총 구성원과 정규직원 수는 우상향하고 있다. 이 기업 역시 두 딸 중심의 '3세 경영' 구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식품기업인 만큼 기후변화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환경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대상그룹이 공개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최근 3년간 그룹 전체 구성원 수는 2021년 5358명에서 2022년 5720명, 2023년 5757명으로 매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정규직원 수 역시 4774명(2021년)에서 4985명(2023년)으로 3년 연속 확대됐다. 다만 2022년 750여 명 수준이던 신규채용 규모는 1년 새 470명(2023년)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임직원 성별 추이를 보면 최근 들어 남녀 직원 비율이 비슷해지는 양상이다. 일반적으로 식품기업 특성 상 여성 직원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2021년 55.7%에 달했던 여성 임직원 비중은 꾸준히 하락해 2023년 처음으로 55%(54.9%)를 밑돌았다.
관리직군에서의 여성 입지도 커지고 있다. 전체 과장급 이상 직군 중 여성 관리직원 비율은 2021년 16.9%에서 2023년 19.5%로 확대됐고 여성 팀장 비율 역시 2년 전보다 3%포인트 뛴 9%에 도달했다. 대상그룹은 지난해 기준 25%인 중간관리자 중 여성 비율을 올 연말까지 26%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역시 여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3세 경영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는 임창욱 명예회장 두 딸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임상민 대상그룹 부사장이 ‘자매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대상홀딩스(지주사)를 중심으로 상장사 대상을 포함해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대상은 대상홀딩스가 지분 38.03%로 최대 주주에 올라 있어 대상홀딩스를 지배 시 대상의 지분도 확보할 수 있다.
임 명예회장의 '차녀인 임상민 부사장은 2020년 핵심 계열사 대상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유일한 사내이사인 임상민 부사장을 제외하면 대상 내 여성 이사진은 전무하다. 대상은 당시 임 부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기업 자산 규모 확대 속 '책임경영 강화'라고 평가했다. 실제 당시 2조 원대였던 대상의 자산 규모는 매년 늘어나 지난해 3조3000억 원대를 기록했다.
현재 대상홀딩스 지분 구조를 보면 임상민 부사장이 35.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 뒤를 이어 임세령 부회장이 19.9%를 보유하고 있다. '부친' 임창욱 명예회장과 '모친'인 박현주 부회장은 각각 3.99%, 3.78%를 소유 중이다. 임 명예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대상문화재단에서도 2.16%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오너가 지분을 모두 더해도 임 부사장의 지분을 넘지 못한다. 다만 기타주주 지분이 34.37%로 적지 않은 비중이어서 향후 승계 구도에 어떠한 역할을 하지는 아직 미지수다.
◇ "기후리스크, 어떤 상황 오더라도 대응"…친환경 패키지ㆍ사업장 시설 개선
한편 대상그룹은 미래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환경 투자에도 힘을 싣고 있다. 대상은 우선 재생에너지 기술 발달로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경제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가정할 경우 구미공장(경북)과 순창ㆍ군산공장(전북)의 연평균기온 및 폭염일수가 가장 높을 것으로 관측했다. 반대로 화석연료 사용이 지속할 경우 기흥ㆍ성남공장(경기)의 호우일 수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이상기후에 대비한 사업장 투자ㆍ정비에 나서고 있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품 포장과 패키징에도 변화를 시도 중이다. 포장재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기존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로 제품 형태에 맞춰 압축 성형하는 ‘펄프 프레스’ 기술을 업계 최초로 도입하고 발포 성형기술을 적용한 플라스틱을 사용해 기존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0% 감축했다. 플라스틱 포장재 중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 비중은 지난해 기준 81.3%로 전년 대비 4.8%포인트 확대됐다. 대상 관계자는 "콩나물과 반찬류를 포장하는 필름 파우치 사이즈를 줄였더니 비닐류 플라스틱 사용량을 11톤가량 감축하는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배출량 감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상이 국내에서 운영 중인 사업장 11곳(횡성ㆍ거창ㆍ기흥ㆍ오산ㆍ순창ㆍ천안ㆍ구미ㆍ단양 ㆍ전분당ㆍ바이오ㆍ라이신)에서 배출된 폐기물량 변화를 살펴보면 2021년 7만3044톤에서 6만8167톤(2022년), 6만1963톤(2023년)으로 하향하고 있다. 해당 연도 폐기물 총배출량을 별도 매출액으로 나눈 폐기물 배출량 원 단위 실적은 2022년 1톤당 2.07억 원에서 1톤당 1.83억 원으로 줄었다.
유기농과 동물복지, 친환경 구매 실적도 확대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대상그룹의 친환경 구매액은 109억7700만 원에서 187억5000만 원으로 확대했다. 2022년 최초로 산정된 환경 투자액 역시 1년 만에 2배(23억3300만 원→57억4200만 원) 가까이 늘렸다.
평사원에서부터 대표이사까지 30년 이상 대상그룹에 몸을 담아 온 임정배 대표이사는 "맛과 건강을 동시에 선사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이를 대상만의 기술력으로 구현해 제품의 고부가가치를 달성해 가는 것이 목표"라며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를 해결해 나감과 동시에 생산 효율화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