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의 최악’으로 얼어붙은 미국 주택시장...“가격 상승·고금리 여파”

입력 2024-10-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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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존 주택 매매, 1995년 이후 2년 연속 최악의 해 전망
주택 가격 상승·높은 모기지 금리 맞물린 영향
“내년에도 주택 가격 상승하면 금리 인하 효과 상쇄할 수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웨스트우드에 있는 한 주택 앞에 ‘매매’를 알리는 간판이 세워져 있다. 웨스트우드(미국)/AP뉴시스

미국 주택시장이 1995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악의 해를 기록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9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1% 감소한 연간 384만 채(계절 조정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가 판매 실적이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0.5% 감소)보다 더 위축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는 3.5% 감소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 이후 올해에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로 모기지 금리(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서 주택 구매의 높은 문턱으로 작용했다.

9월 기준 미국의 모기지 금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2년 만에 최저치인 6.08%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업계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움직임 올해 너무 늦게 이뤄져 구매자들을 유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대부분 가정이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봄에 이사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완화 추세가 오래 가지도 않았다. 최근 모기지 금리는 다시 3주 연속 상승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통상 모기지금리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달에만 44bp(1bp=0.01%포인트) 오른 4.26%로 7월 26일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그러나 미국 내 상당수 지역에서 여전히 공급이 부족이 이어지면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주택 구매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보험 비용 상승과 11월 미국 대선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올해 말까지 이어져 연간 기존주택 판매가 지난해에 이어 1995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WSJ은 연준이 올해 또는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모기지 금리도 떨어지면 주택 구매 여력이 다시 회복될 수 있지만,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책 모기지 기관 패니메가 9월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2%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모기지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39%는 같은 기간 동안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NAR에 따르면 9월 미국 전국 기존주택 가격 중간값은 40만4500달러로 전년 대비 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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